[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대출로 직장과 가까운 서울에 집을 구입한 A씨(36세)는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불안하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을 총동원해 집을 샀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기존 0.50%에서 0.75%로 0.25%p 전격 인상했다. 이에 은행권 변동금리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A씨처럼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의 고민이 크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은행 신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81.5%(6월 기준)로, 차주 10명 중 8명이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확대에 노출됐다.
우리은행 대출 창구. (사진=우리은행) |
금융권에선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누적으로 최소 0.50%p, 최대 0.75%p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설상가상 금융당국이 은행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대출금리는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 이에 변동금리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은 고정금리로 갈아 탈 타이밍을 재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추월하는 시점에 중도상환수수료, 인지세 등 발생비용을 따져본 뒤 대출 대환을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현재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은 상태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현재 2.92∼4.42%로 지난해 7월 말 2.17∼4.03%에서 상단과 하단이 각 0.75%포인트, 0.39%포인트 올랐다. 코픽스와 연동하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2.62∼4.13%다.
국민은행 여신 담당자는 "금융채(AAA등급) 금리를 따르는 고정금리는 기준금리의 방향에 따라 선 반영돼 이미 변동금리보다 높은 상태"라며 "향후 금리 상승 속도를 모니터링해 대출 대환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출의 잔여기간을 살펴보고, 대출 대환 비용 등을 상담한 뒤 고정금리로 갈아타서 얻는 이자비용 절감 효과가 더 클 경우에 전환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변동형에서 혼합형으로 갈아탈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는 대부분 은행에서 1회에 한해 수수료가 전액 면제된다.
금리상한형 주담대, 월상환액 고정형 주담대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지난달 은행들이 재출시한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연간 0.75%p, 5년간 2%p 이내에서 금리 상승폭이 제한된다. 월상환액 고정형 주담대는 금리 상승으로 이자가 늘어날 경우 원금 상환액을 줄여 월 원리금 상환액 총액을 유지하는 상품이다. 월상환액 고정기간은 10년이며, 금리는 변동금리에 연 0.2~0.3%p를 더한 수준이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