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대담 이준혁 부국장, 정리 조재완·김지현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의견 수렴을 거쳐 9월 초에라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어느 정도 속도조절을 하되 큰 틀에서 언론중재법 처리에 대한 기존 방침을 늦어도 다음주에는 매듭 짓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27일 오후 6시 15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가진 뉴스핌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더 늦추면 대선정국에 부담이 된다. 논의가 충분히 숙성됐다면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의 상당부분을 언론중재법 처리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작심한 듯 당대표 취임 이후 가장 방점을 두고 있는 핵심과제를 언론개혁이라고 못 박았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8.27 kilroy023@newspim.com |
◆ "청와대가 의견 제시할 수 있지만 당이 귀속되지는 않아...우리가 잘 저리할 것"
당내 일부 의원들이 공개 반대한 데 대해선 "전날(26일) 소속의원 워크숍에서 (언론중재법 처리)속도조절을 언급한 (의원)7명과 오늘 점심 간담회를 가지면서 충분히 설명하고 논의했다"며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음을 시사했다.
송 대표는 특히 "원내대표 주재 연석회의를 가졌고, 오늘 오후 비서실장이 언론노조연합회장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며 "다음주 월요일(30일) 최고위원회의와 의총에서도 충분히 논의해 처리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30일 본회의를 잡아놓았으니 최선을 다해 의견을 수렴하고 그날 처리가 어려우면 여하튼 9월 초에라도 처리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언론중재법 처리를 위해 당 내 이견과 외부 반발을 하나 하나 설득해가며 마지막 정리 수순에 들어갔음을 의미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또한 언론중재법 처리를 우려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송 대표는 "당대표가 된 이래 청와대나 대통령이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한 적이 없다"며 "(청와대가) 의견을 제시할 순 있지만 우리가 거기에 귀속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잘 처리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언론중재법 처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의지를 가감없이 드러낸 것이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송 대표에게 청와대 기류를 전달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선 "워크숍이 있어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한 수석들이 왔다. 인사하고 여러가지 (얘기를 했다.) 이 정도만 말하겠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을 계속 물고 늘어지는 야당 의원들과 윤석열씨에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며 "'국회가 청와대 출장소냐', '청와대 하명을 처리하냐'고 비판하더니 이럴 때는 왜 청와대와 대통령을 끌어들이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날을 세웠다.
송 대표는 민주당 지지층의 언론개혁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다며 이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대선을 불과 180여일 앞둔 현 시점에서 굳이 언론개혁을 밀어붙이는 이유'를 묻자 "그동안 검찰개혁을 하느라 언론개혁을 전혀 못 다뤘다"며 "(당대표에) 당선되자마자 언론개혁에 대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지만, 민생이 먼저이기에 (대표 취임 이후)지난 100일 동안 백신·부동산·반도체·기후변화·남북관계 등 5가지 과제에 온전히 집중했다"고 말했다.
야당이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한 데 대해선 "필리버스터는 의사 방해를 위한 것이지, 의사진행을 위한 것은 아니다"며 "전원위원회는 의사 개진을 위한 것이다. 여야가 자신의 주장을 압축·정리해 정해진 시간 내 개진하도록 하면 더 심도있게 의견이 전달되지 않겠냐"고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8.27 kilroy023@newspim.com |
◆ "가짜 유튜버들이 판을 친다...9월 국회서 가짜뉴스 규제법도 처리할 것"
송 대표는 유튜브 가짜뉴스 규제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처리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야당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9월 국회에서 단독으로라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그는 "가짜 (허위·조작 보도를 하는) 유튜버들이 판을 친다"며 "이를 규제할 전기통신망법은 현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돼 있다"고 했다.
송 대표는 그러면서 "국민의힘 소속 소위원장이 법안 상정을 안 해준다. 국민의힘에 협력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끝까지 소위에서 다뤄주지 않는다면 상임위 전체회의에 올려 통과시키겠다"며 "9월 국회에서 이 문제를 같이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포털 개혁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언론과 포털 관계를 두고 "재주는 누가 부리고, 돈은 다른 누가 번다"고 콕 집어 비유했다.
그는 "기자들이 고생해서 취재해 기사를 올리면 네이버와 다음이 기사를 취사 선택해 '네이버신문' '다음신문'을 만든다"며 "기자들이 열심히 취재한 내용을 가공해 자극적이면서도 기사 내용과 동떨어진 제목을 단다.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다음과 네이버에서 왜곡이 엄청나게 벌어진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송 대표는 이어 "네이버·다음 같은 포털에서 뉴스 편집을 완전히 없애도록 할 것"이라며 "국내 대형 포털도 외국 포털에서 하는 것처럼 검색엔진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법을 개정해 조속히 처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그러면서 "건강한 저널리즘이 아니라 황색 저널리즘으로 갈 가능성이 크니 포털 네이버와 다음의 횡포는 이제 통제되는 것이 맞다"고 힘줘 말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