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이 붙잡힌 가운데 법무부가 전자장치 견고성 개선 등 재범 억제 방안을 내놓았다. 다만 원론적인 수준에 그쳐 전자발찌 제도에 대한 무용론은 이어질 전망이다.
법무부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2층 의정관에서 '전자장치 훼손 사건 경과 및 향후 재범 억제 방안' 브리핑을 진행했다. 발표는 윤웅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이 맡았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월 26일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를 방문해 현재 시행 중인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박 장관은 센터를 방문해 법무부의 '전자감독시스템(U-Guard)'과 경기도의 '안전귀가서비스'를 연계한 '전자감독 생활안전서비스' 시범실시를 위한 제반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2021.07.26 kilroy023@newspim.com |
법무부는 "이번 사건에서 나타난 문제점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형사 정책 분야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참고해 고위험 성범죄자 재범 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전자장치 견고성 개선 등 훼손 방지 대책 마련 △훼손 이후 신속한 검거를 위한 경찰과의 긴밀한 공조 체계 개선 △재범 위험성 정도에 따른 지도·감독 차별화 및 처벌 강화 △내실있는 지도·감독 및 원활한 수사 처리 등을 위한 인력 확충 노력 등을 내놓았다.
특히 법무부는 범죄 전력, 범죄 수법(정적요인) 외에도 생업 종사, 준수사항 이행 정도 등 동적 요인까지 고려한 수시 재범 위험성 평가 체계를 도입해 지도·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자감독 준수 사항 위반자에 대해선 처벌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법무부가 내놓은 방안에는 기존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쳐 '전자발찌 무용론'에 대한 비판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27일 특수강제추행 혐의로 징역을 살다 올해 5월 출소한 강모(56) 씨가 서울 송파구 신천동 한 거리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강 씨는 전자발찌를 훼손하기 전과 도주하는 과정에서 여성 2명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 씨를 감독해 온 서울동부보호관찰소는 전자발찌가 훼손되자 즉시 경찰에 공조를 요청해 추적해 왔지만 강 씨가 29일 오전 송파경찰서에 직접 찾아와 이 같은 범행을 자백하면서 긴급체포할 수 있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강 씨는 17세 때 특수 절도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후 강도강간·강도상해 등 총 14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구치소·교도소 등에서 실형을 산 전력도 8회에 이른다. 이 중에는 성범죄 사건도 2건 포함됐다. 하지만 강 씨는 신상 공개 대상자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강 씨는 1996년 10월 길 가던 여성을 인적이 드문 곳으로 끌고 가 수차례 폭행 후 강간한 혐의로 징역 5년 및 보호감호 처분을 받았다. 이후 2005년 4월 가출소 후 5개월만인 같은 해 9월 차량 안에서 흉기로 여성을 위협해 금품을 강취하고 추행해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법무부는 강 씨의 신상정보 미공개 사유에 대해 "신상정보 등록 제도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에 대해 2006년 6월 도입됐고, 성인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신상정보 등록은 2011년 4월에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3년 6월 관련 법률이 개정돼 제도 시행 전 유죄 판결이 확정된 성범죄자에 대해서도 공개·고지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으나 소급 기간이 3년으로 한정됐다"며 "강 씨는 그 이전인 2006년 5월 형이 확정돼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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