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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만큼 분양가도 뛴다"…정부 규제에도 4년새 3.3㎡당 1000만원 이상 ↑

기사등록 : 2021-09-0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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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정비사업장 곳곳서 분양일정 늦춰
분양가 상한제로 '로또 청약'‧'패닉바잉' 양산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전국의 집값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내 신규 분양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4년 새 1000만원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2000만 원대 초반에서 올 상반기 3201만원까지 상승했다. 이로 인해 올 하반기 분양 일정을 잡아뒀던 재건축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일정을 미루고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급상승한 집값을 잡기 위해 꺼내든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로또 청약'‧'패닉바잉'(공포구매)‧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등 가수요자들의 불안심리만 자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1.09.01 ymh7536@newspim.com

◆ 서울 분양가 3.3㎡ 3000만원 시대

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7월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의 1㎡당 평균 분양가는 921만1000원이었다. 이를 3.3㎡ 기준으로 환산하면 3039만6300만원이다. 이는 통계를 집계한 이후 1㎡ 기준으로 900만원, 3.3㎡ 기준으로 3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666만7000원(3.3㎡ 기준·2200만1100원)이었다. 이후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다가 1년 4개월 뒤인 2018년 10월(737만8000원·2434만7400원)에 700만원선을 넘었다. 그리고 8개월 뒤인 2019년 6월에 810만원(2673만원)으로 올라서며 또다시 800만원선도 뚫었다.

분양가 상승은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것이다. 올 상반기 서울지역 분양시장의 최대어였던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의 경우 현 정부 들어 분상제를 처음 적용받았음에도 불구하고 3.3㎡당 분양가가 역대 최고 수준인 5668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서울의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이 2018년 6.89%, 2019년 13.87%, 2020년 7.89%, 2021년 11.41%로 오른 탓이 크다. 현 정부 들어 부동산 과열이 지속되면서 공시지가의 핵심인 택지비가 급등한 것에 따른 것이다.

분양가 산정의 핵심인 택지비(감정가)가 급등하면서 분상제 효과가 퇴색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프리미엄 아파트를 추구하는 조합의 선호도 때문에 건축비를 올린 것도 한몫했다.

이는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 데 따른 추가 설계반영, 기부채납 요인 등으로 전체 분양가의 약 12%에 해당하는 가산비와 주변 집값상승에 따른 지가상승분도 일부 반영됐기 때문이다. 2019년 분상제가 도입되면 HUG가 산정한 분양가보다 5~10%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공시지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분양가격만 높아졌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여의도 63아트에서 바라본 여의도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21.04.22 mironj19@newspim.com

◆ 치솟는 분양가에 재건축 단지 분양 시기 늦춰

높아진 분양가로 인해 재건축 사업을 추진중인 단지들이 분양을 미루고 있다. 이달 분양 예정이었던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은 내년으로 공급 일정을 미뤘다. 내년 공시가격 재산정 발표 후 분양가가 오를 수 있다는 조합 측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정동 136 재건축 사업은 2018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된 첫 단독·다가구주택 재건축 사업장이라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곳의 재건축 시공은 현대엔지니어링·DL이앤씨(옛 대림산업) 컨소시엄이 맡았다. 총 공사비 규모는 약 2462억원으로 2016년 조합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했다.

서울 은평구 역촌동 189-1번지 일대 역촌1구역을 재건축하는 '센트레빌 파크 프레스티지'의 분양 계획도 밀리는 모양새다. 당초 이 단지의 분양예정일은 작년 12월에서 올해 5월로 바뀌었다가 오는 7월로 그리고 다시 8월로 연기됐다. 이 단지는 총 752가구 중 460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올해 하반기 분양 예정으로 관심을 모으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도 분양가 산정 문제로 작년부터 분양 일정이 밀린 곳이다. 이달 청약 시장으로 나온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도 분양가 문제로 거듭 분양이 지체된 바 있다.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면서 서울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공급에서 정비사업장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정비사업장의 분양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분양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적용하면 오히려 시장에 주택 공급을 위축시키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를 해왔는데 그 부작용이 실제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주택 공급이 대량인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다면 시장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주택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시행된 분양가상한제는 과도한 청약 경쟁과 함께 주변 시세를 급격히 쫓아가는 효과만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서울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현금 부자들끼리 참여하는 로또 청약만 벌어지고 있는 셈이라 분양가상한제가 과연 집값 안정화에 도움이 되는 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ymh753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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