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청와대는 2일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이 '승부사 문재인'이란 제목의 책을 출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직설화법을 자세히 공개한 것과 관련, "책의 내용과 관련해선 전적으로 저자가 작성했고 관련 질문도 저자가 답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을 아끼며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나타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이 강 전 대변인의 저서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묻자 "강민석 전 대변인 저서와 관련해선 저희도 최근에 책을 출판한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또 "'승부사 문재인' 저서에 담긴 내용은 전적으로 저자가 쓴 것이고 저자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청와대에서 특별히 말씀드릴 사안이 없다"고 덧붙였다.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간한 '승부사 문재인' [사진=메디치미디어] |
1년 2개월 동안 청와대 대변인으로 지낸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일 저서 '승부사 문재인'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직설화법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문 대통령의 발언 등을 전했다.
강 전 대변인 저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 이후 "몇 명이 깽판을 쳐서 많은 사람의 노력을 물거품이 되게 하다니!"라고 분노했다.
또 성추행 피소 직후 극단적 선택을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관련,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아프다. 정말로 인생무상, 허망하다"라며 "(피해자에게) 목숨으로 책임진 건데 조문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 참모진은 문 대통령의 직접 조문을 만류했다. 결국 문 대통령의 조문은 이뤄지지 않았고 노영민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신 조문했다.
강 전 대변인은 책을 출판하게 된 배경과 관련, "선거국면이어서 그런지 그간 대통령의 노력을 폄훼하는 주장이 범람하고 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신뢰 형성이 훼손된 부분에 대응하기 위해 있는 사실만 전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에서는 난감하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강 전 대변인은 "청와대를 나올 때 대통령께 책을 써도 되겠냐고 여쭤봤다"며 "그것은 알아서 판단할 일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주셨다"고 말했다.
강 전 대변인은 출간 기자회견에서 이번 책 집필에 대해 "대통령이 '(책 집필은) 알아서 판단할 일'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줘서 (집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출간 최종본에는 일부 내용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nevermi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