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SK그룹이 오는 2025년 수소사업 부문 글로벌 1위를 목표로 18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8일 출범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 15개 회원사 중 최대 규모다.
SK는 오는 2025년까지 수소 생산, 유통, 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Value Chain)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국내 유일 사업자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SK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제공=SK] |
◆그룹 계열사 활용해 국내서 28만톤 수소 생산
SK는 우선 그룹이 보유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국내 시장에 수소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SK의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 전략은 크게 2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SK E&S는 액화수소 3만톤 생산체제 달성을 위해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인천시 서구 원창동 일대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 약 1만3000평의 부지를 매입해 연 3만톤 규모 수소 액화플랜트를 2023년까지 완공한다.
액화플랜트를 통해 수소를 액체 형태로 가공하면 운송·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부생 수소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산하 SK인천석유화학은 수소 에너지의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과 인접해 장거리 운송에 따른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1단계로 생산하는 액화수소 3만톤은 수소 승용차인 넥쏘 7만5000대가 동시에 지구 한바퀴(약 4만6,520km)를 도는 데 필요한 양이다. 나무 12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탄소저감 효과를 볼 수 있다.
SK는 2단계로 오는 2025년부터 친환경 '블루(Blue) 수소' 대량 생산 체제도 가동한다는 목표다. SK E&S가 대량 확보한 천연 가스를 활용해 보령LNG터미널 인근지역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25만톤 규모의 청정 수소를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블루수소는 LNG 개질 등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을 활용해 제거한 친환경 수소다.
SK는 장기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 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그린 수소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활용한 수전해 방식으로 이산화탄소 발생없이 생산된 수소를 말한다.
2단계로 25만톤을 추가 생산하면, SK는 국내에서만 연간 총 28만톤의 친환경 수소를 생산·공급하는 글로벌 1위 친환경 수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SK는 이같은 사업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수소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에너지 주유소, 수소 서비스 허브로
SK는 수소의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통합 운영해 사업의 안정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SK에너지의 주유소와 화물 운송 트럭 휴게소 등을 그린에너지 서비스 허브로 활용해 차량용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연료전지 발전소 등 대규모 발전용 수요를 적극 개발한다.
SK는 작업용 차량과 산업 현장에서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드론 등을 대상으로 수소 활용처를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수소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국내 수소 시장은 운송 및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수소 차량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 수소 사업자들은 부족한 수요를 이유로 생산설비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SK㈜, 수소사업에 적극 투자..핵심기술 확보
SK㈜는 수소 사업 핵심 기술 확보를 통한 글로벌 수소 시장 공략도 병행한다. 이를 위해 수소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에 투자는 물론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등으로 수소 사업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는 올 초 글로벌 수소시장 선도 기업 플러그파워에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최근 세계 최초로 청록수소 생산체제를 구축한 미국의 모놀리스에도 투자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청정수소 생산 옵션과 핵심기술을 발빠르게 확보해 나가고 있다.
SK는 수소 생태계 구축으로 오는 2025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30조원 수준의 순자산가치(NAV)를 추가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관계자는 "'코리아 H2 비즈니스 써밋' 출범은 친환경 에너지사업의 궁극으로 평가받는 수소사업에 대한 각 기업들의 육성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SK도 그간 축적된 에너지 사업 역량을 친환경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결집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ESG경영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