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전 국민의 88%에게 25만원씩 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이 진행 중인 가운데 전통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매출 상승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으로 국민지원금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8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손칼국수를 파는 김여례(60) 씨의 가게에는 점심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사원증을 목에 건 직장인부터 대학생까지 가게를 꽉 채운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김씨는 "만석 테이블까지는 아니지만 대목은 대목, 추석은 추석인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특히 국민지원금에 대해 "장사하는 사람들이 너무 힘드니깐 나라에서 서민들한테 돈 좀 써달라고 주는 거 아니냐"며 "다행히 추석 전에 지급이 돼서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오시는 분들에게 현금, 계좌이체, 국민지원금 사용이 모두 가능하다고 안내해드리는데 실제로 오늘 손님 몇 분은 국민지원금으로 결제했다"며 "조만간 가게에 '국민지원금 사용 가능'이라고 써서 안내판이라도 붙여놔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추석을 2주 앞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한 빈대떡 전문점에 손님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1.09.08 filter@newspim.com |
인근에서 전통한과를 파는 최윤석(47) 씨도 국민지원금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최씨는 정부가 국민지원금 사용처를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지정한 것이 "아주 만족스럽다"며 가게 입구에 붙은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안내판을 손으로 가리키며 미소를 지었다.
최씨는 "코로나 이전 만큼 매출이 회복될 수는 없어도 지원금에 추석 연휴까지 겹쳤으니 장사가 좀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며 "고맙게도 오시는 손님들이 계셔서 힘이 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지원금이 매출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았다. 광장시장에서 한복집을 하는 이모(50) 씨는 "먹거리 가게 말고는 매출이 그대로이거나 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씨의 가게가 있는 광장시장 골목은 침구·의류·잡화 등을 파는 가게들이 빽빽히 늘어섰지만 한산했다.
이씨는 "공짜로 받는 지원금으로 생필품이나 먹거리를 사지, 누가 시장까지 와서 한복을 맞추겠냐"며 "코로나 때문에 고향을 가거나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도 줄어들었다. 추석 명절에는 가게 문을 닫고 집에서 가족들과 쉴 계획"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남대문시장에서도 상인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남대문시장에서 7년째 육회집을 운영하는 김모(58) 씨는 "특별히 기대가 없다"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김씨는 "국민지원금이 나오면 매출은 조금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당장 다음달까지 영업시간 제한이 계속 되지 않느냐"며 "반짝 매출이 늘어나는 것보다 당장 영업시간 제한을 푸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이달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BSI)는 65.2로 8월보다 19.8%포인트 올랐다. 전통시장은 79.2로 전달보다 35.8포인트 상승했다. 경기 전망 호전 이유로는 명절 영향이 35.7%로 가장 많았으며 특히 전통시장 상인들의 응답은 70%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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