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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초강수 '의원직 사퇴' 이낙연, 승부처 호남서 반등할까

기사등록 : 2021-09-09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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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민심에 호소, 전문가들 "호남 지지율 결집 긍정적"
이재명 대세론 깰수 있을지 주목...與 내부 "쉽지 않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국회의원직을 던지고 민주당 대선에 올인하기로 했다. 첫 경선 투표인 충청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과반 이상을 득표하며 대세론이 형성되자 배수의 진을 치고 저지에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전 대표는 8일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 직을 버리고 정권 재창출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저를 임기 4년의 20대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서울 종로구민들께는 한없이 죄송하다"며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룸으로써 민주당과 대한민국에 제가 진 빚을 갚겠다"고 역설했다.

전문가들은 이 전 대표의 이같은 승부수에 대해 "쉽지 않은 결기를 보여준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그러나 국회의원 사퇴 카드가 이재명 대세론을 꺾기에는 부족할 것이라고 분석해 경선의 승부처인 1차 선거인단 투표와 광주·전남 경선 결과에 주목된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09.08 kh10890@newspim.com

◆이재명 대세론 유지되면 무난한 패배, 이낙연 배수의 진 쳤다
   64만 1차 선거인단 투표, 호남 경선 앞둔 결단…반전 꾀해

이 전 대표가 의원직 사퇴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충청권 지역 경선에서 이 지사에게 2배 가까운 표차로 뒤지면서 기존 구도였던 '민심은 이재명, 당심은 이낙연' 구도가 깨진 상태다. 충청권 압승에 이어 이어지는 11일에 있을 대구·경북 경선은 이 지사의 고향에서 치러져 역전이 어렵다.

충청권에 이어 대구·경북, 12일 강원 경선까지 패배하면 이재명 대세론은 그야말로 철벽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강원 경선에서 같이 발표되는 64만 명의 1차 선거인단 투표까지 초반의 기세를 타고 이 지사가 독식하면 사실상 경선이 조기에 마무리될 우려까지 있다.

이 전 대표는 이같은 상황에서 고향인 호남을 찾아 의원직 사퇴라는 결기를 보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전 대표의 결단은 우선 호남 정치인인 자신이 이렇게까지 막바지로 몰렸다는 것을 호남 지역민에게 보여주는 배수의 진"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국회의원직을 던지면서 이재명 지사에게 경기지사직을 던지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해석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도 "호남 경선을 앞두고 일종의 결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회의원직을 쉽게 던질 수 없다는 점에서 큰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도 "1차 선거인단 투표와 호남 경선까지 이재명 대세론을 그대로 유지시키면 그대로 무난한 패배가 될 수밖에 없었다"라며 "이 지사가 국회의원직을 던지는 배수의 진을 던지면서 상황 반전을 꾀한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09.08 kh10890@newspim.com

◆ 신율 "친문 주류에 묻힌 이낙연, 자기 색깔 보여주기 어렵다"
    박상병 "호남 지지율 결집가능, 이재명 대세론 역전은 쉽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국회의원직 사퇴가 이재명 대세론을 깰만한 효과를 발생시킬지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신 교수는 "이낙연 전 대표는 국무총리 시절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줬지만, 이후 대표 때는 친문 주류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실패했다"라며 "이재명 지사는 활발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당 외곽의 지지를 키워 그를 바탕으로 당 주류가 자신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전략을 쓴 것에 비해 이 전 대표는 주류의 지지를 얻는 방식으로 일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 전 대표가 국회의원 사퇴를 선택했지만, 남은 기간 동안 강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 역시 "이 전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는 지지층 결집과 호남 지지의 효과가 있을 것이지만, 그 영향이 크다고는 볼 수 없다"라며 "이재명 대세론을 역전시킬 만한 방법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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