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라안일 기자 = 대전도시철도 2호선(트램) 전체 구간 70%가량에 전력공급선(가선)을 설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애초 배터리 방식의 무가선 트램을 도입하기로 한 대전시가 무가선 중심에 가선 30%를 혼용하는 것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한 뒤 아예 가선 중심의 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셈이다.
'대전 트램 운영계획 수립 도로영향 분석 용역'을 수행 중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기연)은 지난달 26일 대전시 도시철도 자문위원회에 트램 급전방식 관련 복수의 방안을 제출했다.
이 중 하나가 교차로, 급커브 도로 등 가선 설치가 어려운 일부 구간을 제외한 대다수 구간에 가선을 설치하는 방안이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승인한 '대전도시철도 2호선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전체 구간 중 '횡단보도 및 교차로'는 7.5km이다.
대전 한밭대교 위를 달릴 대전도시철도 2호선 차량 이미지 [사진=대전시]2021.09.09 rai@newspim.com |
여기에 왕복 4차선으로 급커브 도로가 조성된 우송대 인근 등 일부 구간을 포함하면 10여km를 무가선으로 운행하고 나머지 구간에는 가선을 설치하는 셈이다.
대전시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복수의 방안이 제안된 것은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수치 등은 함구하고 있다. 여러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인 가운데 확정되지 않은 안이 공개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0→30%→70%'…기술적 한계·경제성 이유
현재 대전시는 철기연의 복수 제안에 대해 도시철도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의견을 수렴한 뒤 철기연과 최종 급전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발표는 9월 중 허태정 대전시장이 직접 할 예정이다.
대전시 안팎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기술적 한계,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가선 구간이 올해 초 허 시장이 밝힌 전체 구간 3분의 1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대전시가 정거장 10여개를 추가하고 트램 노선의 대전역 경유로 총연장이 1.2km 늘어난 37.8km로 결정되면서 가선 확대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대전시와 철기연이 리튬이온 배터리 사용량과 수명의 관계를 나타내는 DOD(Depth of Discharge)를 30%로 낮춰 배터리 교체비용을 절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대전 트램의 경우 DOD 수치가 낮을수록 가선 설치구간이 늘어나는 것을 뜻한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6일 시정브리핑을 하고 있다. 허 시장은 이날 27일로 예정된 시정브리핑에서 대전도시철도 2호선 급전방식 등 운영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대전시] 2021.09.09 rai@newspim.com |
시는 정거장 추가 등에 맞춰 27편성된 차량을 5~6편성 더 늘릴 예정이다. 1편성당 배터리 비용은 약 7억원으로 32편성 시 224억원이 든다.
허 시장이 밝힌 3분의 1 가선 설치 시 DOD 40% 이내 관리가 가능하다.
이 경우 2년마다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데 DOD 30% 시 교체주기는 6년으로 늘어날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무가선 도입 무산이 현실화되자 김찬술 대전시의원은 9일 제26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허 시장에게 시정질문을 통해 "행정의 일관성 측면에서 무가선 트램 도입을 검토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무가선 트램을 위해 차종선택을 재검토할 의향이 있는지"라고 질의했다.
김 의원은 무가선을 기본으로 하되 현재 실증화를 추진 중인 수소 트램을 대안으로 건의했다.
이에 허 시장은 "(민선 6기)트램은 무가선을 기본 입장으로 진행했고 민선 7기에도 이 기조를 이어받아서 진행했지만 배터리 방식의 완전한 무가선을 실현하기가 확실하지 않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2가지 원칙은 분명하다. 하나는 연속성, 그리고 빨리 개통해서 시민들이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착공과 완공이 더 늦어지지 않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ra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