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코오롱그룹이 그룹 내 흩어져있는 수소사업을 총괄하는 수소사업 전담조직 신설을 검토중이다. 신설 조직의 총괄은 코오롱그룹 4세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부사장이 유력하다.
코오롱그룹이 수소사업 전담조직을 공식 발족하면 SK그룹이 지난해 말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한데 이어 재계에서 두 번째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수소사업 전담조직 신설을 진행 중이다. 아직 정확한 조직으로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조직 총괄에 이규호 부사장이 유력하다.
이에 대해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최근 이 부사장이 수소사업 총괄을 맡았다"며 "이 부사장이 전날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창립 총회에도 수사사업 총괄 자격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규호 부사장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5.12 hrgu90@newspim.com |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최근 수소가 친환경 에너지로 부상하면서 2050년이면 세계수소시장이 약 30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오롱그룹에서는 현재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중심으로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텍과 코오롱플라스틱 등 계열사에서 수소사업을 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연료전지용 수분제어장치를 국내 최초로 양산해 현대차의 수소전기차인 넥쏘에 공급중이다. 코오롱글로벌은 풍력사업을 바탕으로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술로 그린 수소 생산 공급 사업을 진행 중이다. 코오롱글로텍은 탄소섬유와 에폭시를 활용한 수소압력용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재계에서는 전 세계 수소시장 성장과 최근 코오롱그룹의 수소사업에서 나타나는 성과, 이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 과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수소사업을 코오롱그룹 후계승계의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이 부사장은 지난 8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기업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창립 총회에서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 SK,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두산, 효성, 코오롱 등 10개 그룹의 총수 및 경영진들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2018년 말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2년여 만에 코오롱 대표얼굴로 나선 셈이다.
이 부사장은 이날 "코오롱은 2000년대 초부터 대한민국 수소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핵심소재 개발과 수소경제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면서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수소 솔루션 제공자가 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허세홍 GS그룹 사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사장. |
다만 코오롱그룹 내 현재 수소사업 전담조직은 공식화되지 않아 이 부사장의 관련한 직책은 없다.
코오롱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수소사업 전담조직이 공식화되고 이규호 부사장이 총괄 자리를 맡아 직책이 확정되면 후계경영의 첫 걸음이 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부사장의 수소사업 총괄 역할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과 유사한 단계로 해석된다. 김 사장은 태양광 등 그룹 미래 사업에서 전면에 나선 뒤 괄목할 성과를 보여주며 후계 1순위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중인 우주사업과 관련, 지난 3월 그룹내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우주사업을 한데 모아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하며 초대 팀장을 맡았다.
이 부사장은 지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으로 입사해 현장경험을 시작했다. 2014년 코오롱글로벌에서 건설현장을 관리했고 현재는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부사장 자리에 있다.
한편 코오롱그룹은 장자승계 원칙으로 잘 알려져 있다. 차기 후계자가 이 부사장일 것이라는 데는 그룹내 이견은 없다. 고(故) 이원만 창업주부터 고 이동찬 전 회장, 이웅열 전 회장에 이르기까지 3대째 이 원칙은 지켜지고 있다.
또한 코오롱그룹은 지난 2018년 이웅열 명예회장이 전격 퇴진한 이후 3년째 총수 부재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경영공백 장기화 상황에서 이 부사장이 수소사업을 시작으로 경영 참여를 알리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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