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호영 인턴기자 = 14일 일본에서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협의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국을 방문한다. 미·중 간 패권 경쟁이 가시화되면서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동조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의 행보로 해석된다.
먼저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3일부터 14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한·일, 한·미·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들과 연쇄 회동을 갖는다.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는 지난 6월 21일 서울 회동 이후 3개월 만에 개최되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있다. 2020.11.27 alwaysame@newspim.com |
바이든 미 행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동맹 복원'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미일 3자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협력을 이끌어내 대중 견제 라인을 형성하겠다는 의지다.
왕 부장은 그 다음날 15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한다. 정 장관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왕 부장의 이번 방한은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양국관계를 강화하고자는 것이 중점이라는게 정부 설명이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측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 등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왕이 부장은 미중 갈등 속 미국의 중국 정책에 동조하지 말 것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왕 부장은 문재인 대통령도 만나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참가 요청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이 중국은 한·미·일 협력이 강화될 때마다 한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지난 4월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열리는 기간에도 중국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초청해 회담을 가졌다.
또 지난 6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왕이 부장은 정 정관과 통화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비난하며 "남의 장단에 기울어서는 안된다"고 전한바 있다.
이는 중국이 한국을 반중전선의 '약한 고리'로 보고 지속적으로 미국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3일 서울 중구 호텔 더 플라자에서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2021.08.23 photo@newspim.com |
최근 미국 의회는 미국의 기밀정보 공유 동맹체 '파이브아이즈'(Five eyes)를 한국, 일본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처리한바 있다. 또 대상국 중 일본과 인도는 중국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에 참여하고 있는 점 등 미국의 영향력이 아시아에 점점 짙어지고 있다.
왕 부장의 이번 방문에서도 미국의 대중 견제 움직임에 맞춰 한국 정부를 어떻게 유인할지 주목된다. 현재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안개가 끼어있는 만큼 중국은 대북 영향력을 카드로 삼아 한국을 흔들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미·중 패권 다툼 속에서 전통적 한·미관계와 대중 무역 의존도 등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을 외교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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