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힌 지 2년이 다 돼 간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면세점들은 추석 명절 당일 휴점을 결정했다. 해외여행객들로 붐비던 면세점 풍경을 더는 보기 힘들어지자 민족 대명절 '추석 특수'는 더이상 기대하지도 않는 분위기다.
업계는 이런 상황 속에서 비대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 등을 통해 내수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일시적인 효과일 뿐 하반기를 바라보는 면세점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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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면세점, 추석 당일 시내점 휴점...지난해 이어 올해도 명절특수 실종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 등 4대 면세점은 추석 당일인 오는 21일 시내점을 휴점한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월드타워점·코엑스점·부산점·제주점, 신라면세점 서울점·제주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강남점·부산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동대문점 등이다.
비주력 점포는 추석 당일을 포함해 연휴 기간 내내 문을 닫는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부산점은 19~21일, 제주점은 18~22일, 신라면세점 제주점은 18~22일,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은 19~21일 휴점한다. 다만 공항 면세점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정상 영업한다.
코로나19 창궐 이전까지 면세점은 연중무휴였으나 코로나19로 여행객이 뚝 끊기면서 앞서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날 시내 면세점들이 일제히 휴점한 바 있다. 추석은 면세점으로서는 1년 중 최대 대목이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여파가 올해도 지속되며 '추석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9.14 shj1004@newspim.com |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면세 매출 역시 델타 변이 여파에 다시 감소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와 관세청에 따르면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 3167억원으로 전월 대비 2% 감소했다. 지난 5월 1조 568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이후 두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국내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과 내국인 고객이 모두 줄어들면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7월 외국인 방문객은 5만 1199명으로 6월 6만 2499명 대비 약 18% 줄어들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4월 9867억원으로 바닥을 찍은 후 올해 들어 1조원 초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월 평균 매출이 2억원 가량인 것과 비교하면 턱 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면세업계는 재고 면세품 판매, 무착륙관광비행, 해외진출 등을 꾀하고 있다"며 "특허제도 개선, 면세한도 상향 등을 통해 국내 면세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2020.09.29 yooksa@newspim.com |
◆ 하반기 매출 하락 불가피...온라인 마케팅 내수판매 공략
이로 인해 2년 전까지 '추석 특수'로 웃음꽃이 피었던 면세업계는 하반기 매출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4대 면세점을 위주로 온라인 마케팅 확대 등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다.
신세계면세점은 다음달 10일까지 하이트진로와 손잡고 '해외여행이 그리운 두꺼비'라는 이색 컬래버레이션으로 월드에디션 소주잔 6종을 출시하고 기념 캠페인을 진행한다. '해외여행이 그리운 두꺼비 월드에디션 6종'는 코로나로 여행을 떠날 수 없어 아쉬운 고객들에게 기분전환을 위해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신세계면세점이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스백'과 협업해 만든 한정판 소주잔 굿즈다. 첫 컬래버레이션 기념으로 신세계면세점 온라인몰에서 총 2500만원 상당의 경품을 증정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시내 면세점의 경우 명절마다 휴점을 결정해왔다"며 "올해도 휴점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SNS 마케팅 등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 역시 추석 연휴에 맞춰 130여 개 브랜드의 상품을 최대 80%까지 할인해 판매하는 '럭셔리 쇼핑 페스타'를 개최한다. 여러 브랜드의 상품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는 면세품 할인 행사다. 패션, 주얼리, 시계, 아이웨어 등의 상품과 더불어 코엑스점에선 주류 제품까지 판매한다. 명동본점에서는 다미아니, 프레드릭 콘스탄트, 레이밴, 톰 포드 등 40여 개 브랜드를, 코엑스점에서는 폴 스미스, 조니 워커, 발렌타인 등 90여 개 브랜드를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롯데면세점은 앞으로 고객 수요가 많은 휴가나 성수기 시즌에 맞춰 럭셔리 쇼핑 페스타를 진행해 고객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활동은 임시방편책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여전해 당분간 기대감을 갖기 힘든데다 사업 구조조정과 올해 말 공항 임대료 인하 정책 종료를 앞두고 있어 고정비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4대 면세점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위드 코로나(코로나 일상)'만 기대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업황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정부의 위드코로나 전환 검토 등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 자구책으로 비대면 활동 등을 늘리고 있지만 공항 임대료 인하 정책 유지 등 근본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