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 신한은행에서 은행권 최초의 메타버스 영업점이 나올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메타버스 자체 플랫폼 개발을 위한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하며, 은행들 중에서 메타버스 금융플랫폼 구축에 가장 속도감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신한은행, 메타버스 사업자 선정 완료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안에 메타버스 자체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공고를 냈던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위한 사업자 선정을 완료하고, 이달 안에 계약을 완료할 예정"이라며 "올해 안에 메타버스 자체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게더타운 플랫폼에서 진행한 '신한 Solverse 메타금융스토리' 강의 모습. 신한은행은 향후 자체 개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세대별 다양한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사진=신한은행) |
신한은행은 지난달 17일 은행권 최초로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플랫폼 구축' 입찰 공고를 내고 자체 플랫폼 개발에 협력할 기업을 모집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사업을 중점으로 금융·비금융 콘텐츠 확대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직관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 은행들의 메타버스 사업은 외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회의·행사 일부를 진행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신한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이 메타버스 사업에 관심을 갖는 궁극적인 목표는 뱅킹 거래가 가능한 가상 영업점 운영이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이번에 선정한 기업과 ▲오프라인 영업점 연계 상담을 통한 온·오프라인 연계 시스템 구축 ▲대고객 강의·상품 안내 등 정보제공을 위한 가상공간 구현 등을 위한 기술 협력에 나선다.
또 게임 환경을 차용해 아바타·가상공간·커뮤니케이션 기능 등을 적용한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해 금융에 재미 요소를 더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션·보상시스템·아이템 활용 등의 게임 요소를 금융·비금융 콘텐츠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부문에선 게임 형태의 가상 투자시뮬레이션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 연계·운영을, 비금융 부문에선 메타버스 플랫폼 내 야구장이나 캠퍼스를 구현해 관련 콘텐츠를 운영할 계획이다.
◆ 은행권, 플랫폼 개발 '속도전'
신한은행의 선제적인 자체 플랫폼 구축 행보에 다른 은행들도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하나은행은 최근 메타버스 자체플랫폼 구축을 위해 관계사들과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메타버스 자체플랫폼 구축을 위한 기술협력 업체 선정 등 전반적인 부분을 하나금융그룹 관계사인 하나금융티아이와 논의하고 있다"며 "하나금융융합기술원과의 기술 협력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메타버스 사업의 최종 목표는 증강현실 등을 이용해 실제 뱅킹 거래를 할 수 있는 가상 영업점 운영"이라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은 충분하다고 본다. 누가 더 빠르게 기술 시너지를 낼 인력을 모집하느냐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 가상 뱅킹거래 위한 제도 보완 필요
다만 가상 영업점 운영을 위해선 개인정보보호 문제, 메타버스 플랫폼 특성을 반영한 제도적 체계 마련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예를 들어 가상세계에서 예금·펀드 등 금융상품 가입을 어느 범위까지 허용할지에 대한 정리도 이뤄져야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메타버스를 규정하는 법률이 없어 메타버스 영업점 운영 시 불완전판매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에 메타버스 뱅킹 거래를 시작할 경우 금융당국의 비조치의견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자체 플랫폼 구축은 금융 메타버스 사업 진입 턱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고객 데이터 저장, 이슈대응 차원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을 위한 백오피스(Back Office)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플랫폼 구축 과정에서 필요한 사항을 점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도 지난달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사업 현황 파악에 나서며 은행들과의 소통 계기를 마련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