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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코로나 뚫고 '중국 자본주의' 메카 광동성을 가다 <下>

기사등록 : 2021-09-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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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의 신노정(新征程)에 돌입하자'.  '2개의 100년(창당100년과 건국 100년) 목표를 향해 진군하자'.

9월 15일 이른 아침 광저우 시민들의 쉼터인 도심 중앙의 화청(花城)공원. 공산당 체제 선전 홍색 구호와 붉은 색의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조형물이 공원 이곳 저곳 도처에 가득하다. 공원 옆의 초고층 IFC 빌딩은 공원 저끝으로 보이는 광저우 탑과 함께 중국 공산당이 성취한 도시 번영의 상징물 같아 보인다.

광저우(廣州, 광둥성의 성도)는 청나라 몰락의 원인이 된 아편전쟁의 중심 무대라는 점에서 근대 중국 역사에 있어 치욕스럽게 이를데 없는 고장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광저우는 베이징 상하이 다음으로 경제 사회 영향력이 큰 영광의 도시로 거듭났다. 광동(廣東)성은 중국 31개 성시 통틀어 경제 규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광둥성에는 개혁개방 직후인 1980년 선전 주하이 산터우 등의 경제특구가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중국식 시장경제 실험이 시작됐다. 이후 놀라운 속도의 경제발전은 '선전모델' '둥관모델' 등 초고속 경제성장을 일겉은 유행어를 양산해냈다.

광둥성은 세계의 제조 공장이면서 거대한 소비 시장이다. 14일 광저우 현지에서 만난 코트라 광저우 무역관 김주철 관장은 광둥성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100여개 산업의 세계 최고 수준 생산 가공및 조립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제조 국가가 된 것도 광둥성 덕분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광둥성 성도인 광저우 화청공원에 공산당 선전 조형물이 설치돼 앴고 그 뒤로 광둥성 번영의 상징인 광저우 탑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1.09.19 chk@newspim.com

특히 광둥성은 중국에서 자동차 산업이 가장 잘 발달한 지역이다. 2020년 기준 광둥성 자동차 생산량은 313만 3100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년비 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철 관장은 "광저우는 중국 최대의 자동차 생산 도시로서 일본의 경우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주요 자동차가 모두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한국의 자동차가 진출하지 않은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2020년 기준 광둥성 인구는 1억 2600만 명으로 우리의 3배에 가깝다. 이를 발판으로 광둥성은 중국 내수시장 개척의 중요한 전진 기지가 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미중 '무역 전쟁' 이후 내수 소비의 경제 성장 비중을 확대하는 정책을 취하면서 시장 기회는 한층 넓어지고 있다.

한국으로서도 광둥성은 중국의 다른 어떤 지역보다 경협 비중이 큰 곳이다. 2020년 한국과 광둥성 교역 규모는 562억 8000만위안을 기록했다. 한중 전체 교역액의 21.9%에 달하는 금액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광저우 화청공원에 '사회주의 현대화국가건설에 매진하자'는 내용의 플랭카드가 붙어있다. 2021.09.19 chk@newspim.com

현재 이곳 광둥성 일대에서는 중국 화남 지역의 지도를 바꿀 대역사 웨강아오(粵港澳) 대만구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웨강아오는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를 포함하는 거대한 경제권의 도시군이다. 2016년에 발표된 이 계획은 세계 최대 규모 '메갈로폴리스'를 구축한다는 구상으로 중국 미래 비전의 압축판으로 여겨진다.

웨강아오 대만구 프로젝트는 홍콩과 주하이 마카오를 연결하는 55킬로 미터의 세계 최대 해상대교 강주아오(港珠澳)대교와 같은 교통 인프라 구축을 통해 빠르게 실현되고 있다. 아편전쟁 당시 외국 군함이 드나들던 넓은 해상에 놓인 강주아오 대교는 중국 굴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아편전쟁에 따른 불평등 조약과 홍콩 할양 등 굴욕의 흔적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   

웨강아오 대만구는 주강 삼각주 지역의 전방위적인 대외개방과 협력을 모토로 하고 있다. 광저우 총영사관의 한재혁 총영사는 14일 "웨강아오 대만구는 시진핑 지도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로서 중국 화남지역 경제및 투자 지형도를 바꿀 대 역사"라며 "중국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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