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에쓰오일이 수소사업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암모니아를 조달, 활용할 계획을 내놓으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암모니아는 수소의 저장, 운송 등 한계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전날 삼성물산과 수소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수소 인프라 구축, 공급·운영 사업을 개발하기로 했다. 나아가 해외 그린 암모니아와 수소를 국내에 도입해 유통하기로 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요구가 커지면서 수소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기체 상태인 수소는 부피가 커서 운송비가 많이 든다. 부피를 줄이기 위해 액체 상태로 만들어야 하는데 수소는 액화 지점이 영하 252.9℃로 이를 유지하며 운송할 수 있는 극저온 저장탱크 기술이 필요하다. 이 역시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에쓰오일 본사 사옥 [사진=에쓰오일] 2021.09.23 yunyun@newspim.com |
그 대안으로 암모니아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암모니아(NH3)는 질소(N)와 수소(H)의 결합으로 이뤄졌다.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수소에 질소를 결합해 암모니아로 만들어 운송한뒤 다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암모니아는 영하 33℃에서 액체 상태로 전환돼 수소처럼 극저온 저장탱크가 필요하지 않는다. 액화 수소 대비 부피당 수소 저장용량이 1.5~2배 가량 크다. 암모니아로 전환해 운송할 경우 관련 인프라를 새롭게 개발하거나 규제를 만들 필요도 없다. 현재 전 세계에 산업적인 용도로 사용중인 암모니아 수출입 터미널이 80여개 있으며 국내에도 인천·여수·울산 등 3개의 수입 터미널이 있다.
최근 기업들이 앞 다퉈 발표하는 액화천연가스(LNG)를 활용한 블루수소 생산과 비교해서도 환경적인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LNG를 활용할 경우 생산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이를 포집, 저장하는 기술이 동반돼야 한다. 반면 암모니아는 수소와 질소 만으로 이뤄져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류열 에쓰오일 사장(오른쪽)과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이 지난 17일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 연료 사업 파트너십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에쓰오일] 2021.09.23 yunyun@newspim.com |
무엇보다 주목받는 부분은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아람코가 암모니아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 찍고 적극 육성중이라는 점이다. 아람코는 2030년 이후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을 수소 사업으로 바꾸는 방안을 모색 중이며 지난해부터는 블루 암모니아의 해외 수출을 시작했다.
앞서 아람코는 지난 2018년 총 8억9200만달러(약 1조원)을 투자해 일간 암모니아 생산능력 3300t 규모의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준공 목표는 올해 말이다. 지난해 9월에는 세계 최초로 블루 암모니아 40t을 일본에 수출했고 올해 초에는 2대 주주로 있는 현대오일뱅크에 2024년까지 설립 예정인 LNG보일러 연료로 암모니아를 공급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이 대주주인 아람코의 수소, 암모니아 사업 확대 의지에 발 맞춰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말 장기 성장전략 '비전2030' 발표를 통해 기존 정유‧석유화학‧윤활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신사업 분야 핵심으로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제시했고 이를 위해 아람코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응하고 지속가능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기존 사업 분야인 정유∙석유화학∙윤활 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수소∙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에도 진출해 회사의 지속성장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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