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국내 정유사들의 공장 가동률이 지난달 70% 초반 수준을 벗어났다. 난방유로 쓰이는 등경유 마진이 상승하고 글로벌 '위드 코로나' 추세로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정유사들이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과 국제유가도 최고치를 기록해 하반기 정유업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
2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지난달 평균 공장 가동률은 77.4%로 전년 동기 74.78% 보다 2.62%p 상승했다.
올해 6월 평균 가동률은 71.9%로 최하 수준을 보였지만, 7월에 평균 가동률이 73.8%로 개선됐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인 80%대로 가동률이 회복되진 않았으나, 7월 이후 가동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석유제품 수출 규제로 인해 아시아 정유시장에 대한 공급부담이 완화되고 석유제품 마진도 개선이 기대된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충격이 큰 등유·경유 중심으로 마진이 상승하면서 정제마진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정제마진과 국제유가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보여 하반기 정유업계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업계에 따르면 북해산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7일(현지시간)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80.17달러를, WTI는 75.45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올해 3분기에도 재고평가손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9월 셋째주 평균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제마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난해 마이너스까지 내려갔지만, 올해 7월 말부터 3달러대로 올라섰다.
미국 멕시코만 허리케인으로 인한 정유시설 가동차질 정상화가 생각보다 지연되고, 겨울철 난방수요가 맞물리면서 정제마진 개선이 지속돼 정유사 손익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재고평가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정제마진은 정유사 이익에 직결되는 부분이라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위드 코로나 추세로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수요 측에서는 긍정적인 기대를 할수 있지만, 공급은 세계정세나 자연재해 등 예측하기 힘든 변수가 많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정제마진은 여객수요가 개선되기 시작하면 멕시코만 정제시설 정상화가 되더라도 마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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