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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오징어게임' 이정재 "쌍문동 반지하에 사는 성기훈으로 보이길 바랐죠"

기사등록 : 2021-09-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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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시즌2요? 저도 전혀 예측을 못하겠어요. 성기훈을 연기하면서 이정재가 아닌 정말 극중처럼 쌍문동 반지하에 사는 성기훈으로 보여지길 바랐어요."

그야말로 신드롬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번 작품에서 이정재는 사채와 도박을 전전하다 무기력한 삶을 사는 성기훈으로 분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이정재 [사진=넷플릭스] 2021.09.29 alice09@newspim.com

"황동혁 감독님의 작품을 모두 재밌게 봤었어요. 꼭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기훈 역할을 하자고 제안을 주셔서 너무 반가웠죠. 시나리오를 보는데 매회 좋은 아이디어들로 넘쳐나더라고요. 각 캐릭터들도 잘 살아있어서 너무 좋았고요. 회를 거듭할수록 게임에서 오는 긴장감도 있지만,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성에서 오는 긴장감이 게임 못지않게 탄탄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랜 시간 고민도 안하고 '오징어게임'을 하게 됐죠."

이정재가 맡은 이번 작품 속 성기훈은 여느 작품의 캐릭터와 다르다. 그간 자신의 자리에서 한 몫을 차지하는 인물을 맡았다면, 성기훈은 어머니의 돈을 훔쳐서 경마장에 갈 만큼 철이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고충과 애환을 너무 잘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너무 짠한 캐릭터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기훈이 굉장히 영화적인 극한 상황에 처하는데, 그 상황에 놓인 기훈을 잘 해내면 제 개인적으로도 좋은 캐릭터로 남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됐죠."

'오징어게임'에서는 어린 시절 추억의 놀이었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오징어 게임 등이 어른들의 시선에 맞춰 잔혹한 게임으로 탈바꿈된다. 매 게임마다 탈락자가 생기고, 이들의 목숨 값이 상금이 된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사람의 욕망과 본질적인 모습들이 섬세하게 그려지기도 했다.

"인간에게는 이타심과 이기심이 같이 공존하는 것 같아요. 자신을 먼저 생각하다가도 죄책감이 들면서 이타심을 갖게 되는 일들이 실생활에도 많은 것 같고요. 그런 복합적인 감정들이 기훈뿐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을 통해 잘 보인 것 같아요. 다른 배우들도 자기를 먼저 생각하다가도 '내가 너무한 게 아닌가?'라는 반성 어린 심리를 오가며 연기에 임해주셨던 것 같고요. 그런 면들이 완성본에 잘 드러나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이정재 [사진=넷플릭스] 2021.09.29 alice09@newspim.com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이정재가 가장 공을 들인 장면은 바로 초반이다. 빚더미에 앉았지만 경마 도박으로 일확천금의 기회를 노리는, 짠하지만 철이 없는 인물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을 쏟았다.

"성기훈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설명이 1, 2화에 나오는데, 정말 그가 쌍문동 반지하에 사는 사람처럼 보이길 바랐어요. 그래서 스태프와 회의하는 시간도 많아지고, 혼자 준비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죠. 만약 성기훈이 아니라 이정재처럼 보였다면, 그 이후에 할 게임들이 진짜처럼 보이지 않을까봐, 그래서 보시는 분들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공감대가 낮아질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절박한 상황들의 순간들을 많이 고민하면서 연기했죠."

극중 다른 참가자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켰지만, 성기훈은 달랐다. 그런 성기훈과 가장 많은 호흡을 맞췄던 사람이 이 게임 속 최약자로 꼽혔던 오일남(오영수) 영감이다.

"정말 대선배님이신 선생님인데, 워낙에 생각이 젊으시고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어요. 즐거웠던 기억으로만 남아있죠(웃음). 마지막 장면에서 영감님이 삭발을 하고 나오는데, 제작진은 삭발까지 바라지 않는다고 얘길 했었어요. 그런ㅇ데 죽어가는 캐릭터 입장에서 삭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본인께서 삭발을 하시고 마지막 촬영을 하시더라고요. 선생님이 선택하신 게 마지막 부분에서 정말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게임을 하던 일남과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화면에 나와서 극중 긴장감을 더 고조시키셨잖아요. 그 노력에 후배로서 너무 감사하고 박수를 보내죠(웃음)."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이정재 [사진=넷플릭스] 2021.09.29 alice09@newspim.com

이번 오리지널 시리즈는 진나 17일 공개된 이후 한국 콘텐츠로서는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1위에 이어 83개국 서비스국 중 76개국에서 정상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스트리밍 1위를 차지하며 폭발적인 화제성을 입증했다.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함께 열심히 만들었언 작품이 호평을 받는 건 너무나도 기쁜 일이죠(웃음). 항상 찍으면서 '이런 장면을 보시면 좋아하실까? 어떻게 하면 좋아하실까?'하는 고민도 많이 하게 되거든요. 여러 고민 속에서 촬영을 하는데 결과가 예상치 못할 정도로 좋게 나와서 감사하죠. 한편으로는 한국 영화랑 드라마가 조금 더 세계 관객들에게 소개가 돼서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이번 '오징어게임'의 결말은 시즌2를 암시하듯 끝났다. 최종 상금을 탄 기훈은 미국으로 간 딸을 보러가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지만, 새로운 게임이 진행되는 것을 알고 비행기에 몸을 싣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시즌2를 갈망하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즌2요? 저도 전혀 예측을 못하겠어요. 하하. 새로운 게임에 들어가서 다른 게임을 할지, 아니면 가면을 쓴 사람들과 액션을 벌일지…. 저도 모르겠어요(웃음). 전혀 감을 잡지 못하겠네요. 하하."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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