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심야 긴급 최고위원회의 개최에 반발한 조수진 최고위원을 향해 "상도수호 없다는 당 대표의 말이 나오기 무섭게 들이받을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바로 들이받고 기자들에게 언플(언론플레이)을 해대는 모습을 보며 무한한 자괴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1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평소보다 반박자씩 빨라도 부족함이 있는 상황에서 전두환 신군부 소리 들어가면서 굳이 당무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좌)와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2021.09.06 leehs@newspim.com |
이 대표는 전날 밤 9시께 긴급 최고위를 소집했다. 그러나 조 최고위원은 해당 최고위가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제명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강한 반대 의사를 표시한 뒤 불참했다.
조 최고위원은 당시 국민의힘 의원 전체가 속한 단체 채팅방에 "이준석 대표가 추진한 긴급 최고위 안건은 '곽상도 의원 제명' 하나였음이 여러 군데서 확인됐기에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올렸다.
조 최고위원은 이어 "곽 의원 아들 퇴직금 규모를 떠나서 그 퇴직금이 범죄나, 화천대유의 불법 관련이 있나. 아들의 퇴직금이 논란이 된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며 "그 논리라면, 아버지의 법 위반이 확인된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하는 게 타당한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석 연휴 후 미국에 다녀오면서 귀국 일성으로 이미 탈당한 의원의 제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타당한가"라며 "무소속 의원의 제명을 최고위가 의결할 수 있는가. 전두환 신군부도 이렇게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준석 대표는 "당신께서 하고 싶은대로 하라"라며 "'곽 의원 아들 퇴직금 규모를 떠나 그 퇴직금이 범죄나, 화천대유의 불법과 관련이 있는가'라고 보낸 당신의 문자 그대로 들고 국민과 당원을 설득해보라"라고 받아쳤다.
이 대표는 또 "남한테 훈계하듯 시키지 말고 직접하라"라며 "저는 못한다"라고 일갈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전날 밤 긴급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의 대장동 TF 관련 논의사항이 있어서 긴급 회의를 했는데, 모 최고위원이 오해를 한 것 같다"며 곽 의원의 제명 건으로 최고위를 개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장동 TF와 관련 상황 점검을 위해서는 최고위도 내용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며 "전체적으로 특검을 관철시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상당히 전략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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