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2일 국회의원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대선 정국을 뒤덮은 대장동 개발 논란의 시행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아들이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에 대한 책임론 압박을 이기지 못했다.
곽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의원직 제명안을 발의하고, '친정' 국민의힘 내에서도 거취를 스스로 결정하라는 압박이 거세지며 정치 생명을 더 이어나가기 어렵게 된 상황에서 사퇴 카드를 선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의 퇴직금 '50억'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02 pangbin@newspim.com |
곽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 어떤 말씀을 드려도 오해만 더 크게 불러일으킬 뿐 불신이 거둬지지 않아 국회의원으로서 더 이상 활동하기 어려워 의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이어 "이재명 후보가 직접 수익구조를 설계했다고 하는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화천대유는 7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하고, 이재명 심복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체포돼 수사 중이라고 한다"며 "대장동 개발사업의 몸통이 누구이고, 7000억이 누구에 귀속됐는지도 곧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곽 의원은 그러면서 "제 아들이 받은 성과퇴직금의 성격도, 제가 대장동 개발 사업이나 화천대유에 관여된 것이 있는지도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다만 "그렇지만 검경 수뇌부, 수사팀 검사들이 정권친화적인 성향으로 구성돼 있어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가 될 것인지 의문이므로 특검을 통해 수사가 진행되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대장동) 몸통이 따로 있다고 한다'는 질문에 "유동규라는 분을 조사하면 답이 다 나올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퇴직금 50억원에 젊은 세대가 박탈감 느낀다'는 질문에는 "그 부분에 대해선 송구스럽다"며 "다만 회사와 아들 사이에 있던 일이라 상황을 다 알지 못해서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제가 했으면 설명드리기가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 의원은 아들과 이야기했냐는 질문에 "굉장히 당황스러워하고 어려워한다. 저는 언론이 익숙한데 아이는 그렇지 않아서 당혹해 하고 있다"며 "(퇴직금 사용 계획은) 제가 말씀드릴게 아니라 아이가 해야 한다, 그 부분은 제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곽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자제를 공세했던 분이 아들 의혹에 휩싸였다'는 지적에는 "제가 위법한 일을 한 게 없다. 그 차이에 대해서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화천대유 등에 대해 제가 뭔가를 한 게, 아직까지 나온 게 없다. 제가 뭐라도 했으면 설명을 하면 되는데 아무것도 한 게 없어서, 설명할 상황도 없어서 말씀드릴게 없다"고 답했다.
곽 의원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의 관계에 대해 "(언제 마지막으로 봤는지) 잘 모르겠다. 안 만난지 한참 됐다. 돈 잘 버니까"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아들의 퇴직금이 산재 관련이라는 논란에 대해 "회사(화천대유)에서 그렇게 이야기 한 것이다. 회사에서 만든 서류를 보니까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우리가 주장한 게 아니다"라며 "진단서는 냈다. 산재 신청을 냈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고,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회사 쪽 자료가 있어서 자꾸 오해 하시는데 저희가 주장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무소속 곽상도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 과 관련해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소통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1.10.02 pangbin@newspim.com |
1959년 대구 달성군 출신인 곽 의원은 대건고,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15기를 수료하고 검사로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역임했고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대구 중·남구에서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했다. 21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곽 의원은 의정생활 내내 야당의 '문 대통령 저격수'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씨와 딸 문다혜씨 및 사위 관련 의혹을 주장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추진된 대장동 개발 사업 논란이 불거지며 화천대유가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아들이 화천대유 직원으로 약 6년 정도 일하며 퇴직금을 50억원을 수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곽 의원은 논란 초기 '월급 250여만원 정도를 받았고 왜 최근 회사를 그만뒀는지 모른다'며 관계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퇴직금 논란이 커지고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화천대유 대표인 이성문씨와 모두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결국 강제 제명 전 자진 사퇴를 선택했다.
곽 의원의 사퇴안은 앞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 처리를 거치게 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곽 의원의 사퇴에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사퇴 처리는 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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