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가 네이버 본사를 상대로 진행했던 특별근로감독을 전 계열사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약 두 달간 네이버 본사를 상대로 진행했던 특별근로감독을 네이버 전 계열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하루 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네이버 전 계열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데 따른 것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그랜드센트럴에서 열린 디지털 플랫폼 기업 간담회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9.29 mironj19@newspim.com |
다만 지난해 기준 네이버 계열사 21곳 전부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벌이기는 쉽지 않다. 많은 인력이 투입돼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업무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네이버 본사 특별근로감독의 경우 서울 중부청, 성남지청 소속 직원 13명이 투입돼 꼬박 두 달간 매달렸다. 네이버 전 계열사를 상대로 동시에 특별근로감독을 벌일 경우 최소 수백명을 투입해야 한다.
더욱이 통상적인 특별근로감독은 명확한 요건을 전제로 진행된다. 고용부에 따르면 특별근로감독 요건으로 ▲직장 내 괴롬힘·성희롱·성폭행 등으로 사회적 물의가 일어난 경우 ▲반복·상습적인 임금체불로 인해 다수의 민원이 발생해 사회적 물의가 있는 경우 ▲차별적 처우나 불법파견 등으로 인해서 사회적 물의가 있는 경우 등에 해당돼야 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네이버 본사에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으면 계열사 조직문화도 마찬가지 일거라는 임의자 의원 지적에 대해 공감한다"면서 "관련 방안을 검토 중에 있는데 인력 투입, 특별감독 요건에 맞는지 여부 등을 검토해 봐야 하기에 쉽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만약 네이버 전 계열사로 특별근로감독을 벌인다면 네이버가 운영하는 공익재단인 '해피빈'이 가장 먼저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임이자 의원도 네이버 전 계열사 특별근로감독을 주장하며 해피빈을 먼저 꼬집었다.
네이버 노조인 '공동성명'에 따르면 해피빈 내에서 지난 2015년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해왔다. 실자의 폭언 등에 고통을 느낀 다수 직원들이 퇴사했고, 재단 대표인 최인혁 전 네이버 부사장은 직원들의 피해사실을 보고 받고도 지목된 실장을 감쌌다는 주장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고용부 관할지청인 성남지청에 진정이 접수돼 있다. 1차적인 조사를 벌여 특별근로감독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네이버 노조가 제출한 진정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조사 중에 있다"면서 "조사결과를 토대로 특별근로감독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용부는 지난 5월 25일 발생한 네이버 직원 A씨의 극단적 선택이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라고 판단해 지난 6월 9일부터 7월 23일까지 네이버 본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다. 감독 결과 네이버 직원 절반 이상이 최근 6개월 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네이버가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들에게 미지급한 임금체불액도 86억7000만원에 달했다. 네이버는 임금체불액에 대해 지급을 완료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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