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오는 19~20일 서울시 국정감사를 앞두고 오세훈 시장이 제기한 민간지원사업 세금낭비 의혹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당은 의혹의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노골적인 '박원순 지우기'라는 주장을 제기하며 공세를 준비 중이다.
반면 야당은 이번 국감에서 고 박 시장이 추진한 주요 민간지원사업을 모두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간 첨예한 대립이 예고되면서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부담이 극격히 가중되는 등 국감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8일 "국감을 앞두고 민간위탁 및 보조금 관련 사업에 대한 자료 요청이 폭주하고 있다. 오 시장이 부적격 시민단체 퇴출을 공언한 이후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여당과 야당이 다른 입장에서 자료를 대거 요청하고 있어 실무진 업무부담이 매우 크다"고 토로했다.
◆ 여야 난타전 예고, 의혹검증 나설 듯
오 시장은 지난달 13일과 16일 두 차례 긴급브리핑을 열고 박 시장 재임시절 진행된 민간지원사업을 전수조사해 세금이 낭비되거나 부적격 시민단체들이 참여한 사업은 재검토에 착수한다고 밝힌바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공사장 안전관리 강화 대책 발표를 하고 있다. 2021.06.14 yooksa@newspim.com |
사업 효율성을 재고하고 비정상적인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여당과 시민단체들은 노골적인 '박원순 지우기'라고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해당 사업들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없이 의혹만 던지고 있다는 이유다.
내부 감사 결과를 놓고 문제제기를 한 게 아니라 의혹을 먼저 제기한 후 감사에 착수한 과정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시민단체 특혜 의혹 검증은 이번 국감에서 주목받는 여야간 주요 쟁점이다.
우선 여당은 오 시장의 던진 각종 의혹이 구체적인 근거에 기반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대표적인 사례인 사회주택사업의 경우 사회주택협회 이사장과 이사를 직접 불러 사실관계를 검증한다.
사회주택은 오 시장이 2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낭비됐다고 지목한 대표적인 사례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내부 감사중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협회측에서 법적공방까지 예고할 정도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이번 국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에 야당은 박시장이 재임시절 추진한 주요 민간위탁 사업을 소환해 문제점이 없는지를 면밀히 살핀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고인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자제했지만 여당에서 먼저 공세를 펼친만큼 제대로 파헤친다는 각오다.
◆ 국감 후폭풍 불가피, 자료 요청에 실무진 '진땀'
이번 국감에서 관련 사업들의 문제점이 드러난다면 오 시장은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당위성을 얻게 된다. 민간위탁 사업 재검토 및 축소 방침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의혹을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없다면 '박원순 지우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여당의 정치적 공세와 함께 시민단체들의 역공에도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시민단체 퇴출 논란이 이번 국감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자료를 요청하는 가운데 오 시장 취임 이후 실무진 인사이동이 이뤄진 경우도 적지 않아 원할한 진행이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사업주택사업 관련 예산을 요구한 의원실에 전체가 아닌 일부 수치만 전달했다가 하루만에 수정 자료를 재송부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담당 공무원은 "사회주택사업은 몇개 부서에서 함께 담당하고 있는데 요청을 받은 부서 예산만 제출했다가 뒤늦게 문제를 파악, 전체 예산을 다시 집계해 송부했다. 업무상 실수"라고 해명했다.
오 시장 취임 후 첫 국감이라는 점에서 여야간 공방은 그 어느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벌써부터 정책검증보다는 정치적 공방으로 흘러갈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여야 모두 적절한 합의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무래도 코로나 시국에서 보궐선거로 시장이 바뀌는 등 다사다난했기 때문에 이번 국감도 여러 측면에서 복잡한 상황"이라며 "차분하게 준비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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