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른바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김만배 씨가 50억원씩 7명에게 350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곧 귀국해서 소상히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전날인 12일 JTBC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중순 의혹이 확산되자 출국한 뒤 미국에 체류 중이다.
[성남=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진은 지난 9월 29일 경기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본사의 모습. 2021.09.29 pangbin@newspim.com |
남 변호사는 국회에서 공개된 '50억 클럽' 명단에 대해 "대부분 지금 나온 분들인 것 같다"면서도 구체적인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2019년도에 비용 문제로 저, 김 씨, 정영학 회계사가 다투기 시작했다"며 "(김 씨와) 비용 문제로 다툴 때 (금품 로비)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우리가 내라고 해서 부딪쳤다"고 설명했다.
또 "2019년부터 김 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지분을 얘기했다"며 "유 전 본부장에게 줘야 할 돈이 약 400억원부터 700억원까지 조금씩 바뀌었다"고 언급했다.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와 관련해선 "지분 절반이 유 전 본부장의 것이라고 하는 녹취록이 있다고 들었고 유 전 본부장의 지분이 있다는 얘기를 김 씨로부터 들은 사실이 있다"고 전했다.
김 씨가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한 내용에 대해선 "잘 기억나지 않지만 녹취록에 있다고 하니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에게 김 씨가 '그분'이라고 지칭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분이 누군지는 당사자만 알고 있지 않을까"라며 "김 씨와 유 전 본부장의 평소 호칭은 형, 동생"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곧 (국내로) 귀국해서 소상히 조사를 받겠다"고 알렸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 씨와 함께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초기부터 관여한 인물이다.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영 개발을 포기한 이후 민간 개발을 위해 주변 토지를 사들이고 토지주들을 직접 설득하는 작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의혹 사건의 '키맨'으로 꼽히는 남 변호사가 귀국 의사를 밝히면서 윗선의 존재 및 정관계 로비 등에 대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해외로 도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달 초 외교부에 여권 무효화 조치를 요청한 바 있다.
kintakunte8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