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남동현 기자 = 세계 최초로 부산지역에서 100명이 넘는 석면 질환 피해자가 발생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13일 오전 11시 부산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부산시 석면피해 실태조사'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에서 석면슬레이트가 밀집된 11곳에서 석면 질환에 걸린 피해자가 119명으로 전국에서 2번째로 많다"고 밝혔다.
부산환경연합은 "첫 번째는 충청남도로, 석면 광산이 전국에 밀집해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많이 나온다"며 "일반 도시 중에서는 부산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고 봐야 하는 그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부산=뉴스핌] 남동현 기자 = 부산환경연합이 13일 오전 11시 부산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지역 석면 실태조사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1.10.13 ndh4000@newspim.com |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처음 있는 그런 일이다. 부산 지역에서만 100명이 넘는 119명이 석면 질환이 집단 발병한 사실이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충남과 부산시 등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수용을 해서 지난 10년 8개월 동안 조사를 한 결과"라며 "석면 슬레이트 지역에서 다수의 주민들에게서 석면 질환이 검증됐다. 그것도 세계 최초로 집단 발병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부산환경연합은 "1960년대에서 80년대까지 이어졌던 새마을 운동의 아주 어두운 그림자이며 어두운 단면이 드디어 드러나고 있다"면서 "석면에 노출되면 바로 알지 못한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40년 이상의 긴 잠복기를 거친 다음에 폐암 등 치명적인 석면 질환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 "2018년까지는 이 문제를 담당한 것은 환경부"라고 꼬집으며 "환경부에서 지원을 해서 주민 건강 모니터링 조사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됐었고 성과가 있었는데 2018년 이후부터 그러한 지원이 끊긴 상태이며, 현재는 부산시와 충남도만 검사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부산환경연합은 "지금이라도 다시 석면 구제 제도를 추진해서 지자체와 손잡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며 "피해자의 구제금도 문제이다 2급 3급이 전체의 50%가 넘는데 그분들에게 구제금을 2년만 지원한다. 1급에 비해 조금 나을 뿐, 불치의 병이다"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석면 피해자 A씨는 "1970년대에 석면 공장에서 8년간 근무했었다. 석면 질환이 얼마나 무서운지 직접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며 "집 사람도 같이 근무했었는데 무슨 병인지도 모르고 1995년 38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저도 현재 석면 폐증 3급을 받아 평지만 걸어도 숨이 차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부산환경연합은 "앞으로 더 이상 성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부산시와 정부에서 시급히 나서서 피해 대책을 세워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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