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산업

"스크린골프가 골목상권?" 철수 요구에 고민 빠진 카카오

기사등록 : 2021-10-13 18:02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꽃·간식·샐러드 지적 이후 스크린골프도 언급
정치권,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사업 철회 요구
여러 이해관계 얽혀있어… "협의 과정 불가피"

[서울=뉴스핌] 김정수 기자 = 카카오가 스크린골프 사업 철수 여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치권에서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한 연장선에 따라 해당 사업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의 반발과 스크린골프 사업 특성상 골목상권 침해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공존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사업 철수를 밝힌 데 이어 헤어샵·문구류 등의 사업 철회를 고려하고 있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골목 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에 대한 후속 조치다. 스크린골프 사업 역시 함께 언급됐다. 

[사진 = 카카오스크린 캡처]

◆점주들이 선택하는 서비스…"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거리 있다"

업계에서는 스크린골프 사업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거리가 있다고 본다. 카카오의 스크린골프 사업은 계열사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VX'에서 담당한다. 서비스명은 '프렌즈 스크린'이다. 카카오VX는 가맹사업이 아니라 골프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점주들이 직접 선택하는 운영 서비스 중 하나다.

일례로 노래방을 운영하고자 할 경우 대부분의 업주들은 TJ커뮤니케이션과 금영엔터테인먼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제휴를 맺는다. 카카오의 스크린골프 사업 영역도 이와 다르지 않다. 스크린골프 사업을 앞두고 있는 업주들은 골프존이나 SG골프, 프렌즈스크린 등을 선택해 설치비용과 사용료를 지불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특정 상권에 스크린골프점을 직영으로 운영하거나 카카오 직원들이 이를 영위한다면 골목상권 침해와 연결지어 볼 수 있겠지만 지금의 구조로는 직결하기에 무리가 있다"며 "카카오가 스크린골프 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국내 스크린골프 시장 점유율은 골프존에서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VX는 20%에 그친다.

카카오 프렌즈를 사용하고 있는 스크린골프 사업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프렌즈를 이용하고 있는 매장은 1200곳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카카오 캐릭로 인해 이전보다 손님들이 늘어나는 마케팅 효과를 보고 있었다"며 "정치권에서 이를 단순히 골목상권 침해 사업이라고 언급하면서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는 꼴"이라고 전했다.

업주들은 카카오 캐릭터로 인한 효과 외에도 장비 이용료 등이 기존 업체에 비해 저렴한 점을 꼽는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VX가 제공하는 장비와 이용료는 경쟁업체와 비교했을 때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장비의 경우 1위 업체의 45% 수준이고, 월 이용료는 동종 업계에서 가장 저렴하다.

[사진 제공 = 카카오VX]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현재진행형, 정치권 철회 요구 거세

앞서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사업에 대한 철수 의사를 곧장 밝힌 바 있다. 다만 스크린골프 사업의 경우 카카오모빌리티 등에서 여러 차례 불거진 수수료 논란과는 거리가 있는 데다 프렌즈 스크린을 사용하고 있는 점주들에게 일방적인 서비스 중단을 통보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13일 "카카오 VX는 기존 강자가 90% 이상 독점하고 있는 스크린골프 업계에 후발 주자로 진입했다"며 "이용자나 업주에 합리적 가격을 제안하고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카카오 VX는 스크린골프뿐 아니라, 헬스케어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체감형 서비스로 콘텐츠를 개발했다"며 "국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스크린골프 사업에 대해서도 "카카오 VX는 업주와 상생을 도모하고, 가장 저렴한 월 이용료(점주 이용료)를 채택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고객의 이용이 늘수록 점주의 이익도 비례 상승하는 '월 정액제'를 도입해, 소상 공인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워진 점주들의 매출이 늘어났으며 소상공인들이 창업 문의 또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카카오 VX는 업주와의 상생 및 소상 공인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카카오의 스크린골프 사업 철수를 요구한 바 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카카오의 상생안 발표에 대해 "미용실·영어 교육·스크린 골프·네일샵 등 대부분 골목상권을 잠식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매출이 낮은 꽃·간식·샐러드 배송 사업만 철수하겠다는 것은 일회성 면피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스크린골프 사업에 대한 지적은 계속됐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카카오가 미용실·네일샵·스크린골프까지 골목 상권 곳곳에 문어발 확장하고 있다"며 "카카오가 혁신 기업이 맞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freshwater@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