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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금리 수준이 어떻게 되든, 테이퍼링을 언제 시행하든, 성장하는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투자한다면 수익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10개월만에 '6만전자'로 추락한 지난 12일, 서울 종각역 근처 건물에서 만난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 리서치 1팀장은 이 같은 견해를 내놨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 팀장. 2021.10.12 leehs@newspim.com |
◆ "바닥 거의 다왔다...횡보장엔 종목 압축 대응"
김정수 팀장은 올해로 경력 10년차에 접어든 펀드매니저다. 2006~2007년 삼일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있었던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2011년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펀드매니저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최근 국내 증시 상황에 대해 "지수 수준을 보면 9부능선에 왔다고 본다. 증시 격언에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말라'는 말이 있다. 손이 베일 수도 있기 때문에 칼이 바닥에 떨어지는 걸 확인하고 줍는게 안전하다는 얘기다. 그간의 통계를 바탕으로 바닥에 떨어질 때가 됐다면 긍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이 패닉장 속 낙관적인 전망을 던질 수 있는 주요 근거로 내세운 건 과거 통계를 기반으로 한 확률이다.
그는 "시장은 미신이나 신앙이 아니니깐 확률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코스피 ROE 10~11%, PBR 1.05~1.1배가 통상적으로 하단이라고 본다. 이걸 반영하면 추정되는 코스피 바닥은 2850~2900 수준이다. 지금 지수는 그 레벨에 와있다. 이를 보면 현재 우려가 꽤 많이 반영돼 있다"고 했다.
"모소대나무는 15년동안 3cm밖에 자라지 않다가 마지막 2주동안 10~15m가 자란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통계를 내면 10년간 S&P500지수를 분석해봤을 때, 1년이 영업일수로 220일 정도되는데 30일 정도 오르는게 대부분 수익률을 차지한다. 지금 많이 떨어졌으니 사자는 게 아니라 부정적인 요인이 대부분 반영했고 확률적으로 봤을 때 지금 쯤 들어가는게 맞겠다 싶은 시점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유동성으로 밀어올린 작년과 올해의 시장상황은 다르다는 점을 전했다. 그는 "작년엔 어떤 종목을 사도 오르는 장이었고 이제 어느정도 물이 차다보니깐 유동성의 힘으로만 더 이상 끌고가기 힘들어지면서 지수가 횡보하고 있다. 이때는 섹터별 주가 차별화가 커진다"고 했다. 이어 "이럴 때는 종목을 압축해야한다. 익스포저를 주식이 아니라 성장섹터, 성장종목 위주로 올려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종목 수를 많이 가져가야 하는데 개인은 그렇게 하기 힘들기 때문에 액티브 펀드의 인기가 높아지는 시기"라고 말했다.
◆ "종목 선정·매매시 가장 중요한 건 업계 내 경쟁력"
현재 김 팀장은 디스커버리펀드, 소비성장펀드, 코어테크펀드, 퓨처모빌리티액티브ETF 등 성장주 중심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삼성SDI,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 IT기업 종목을 담고 있는 코어테크펀드는 2019년 10월 설정돼 약 2년만에 순자산(AUM)이 5000억원을 돌파했다.
김 팀장은 인기 비결에 대해 "과거엔 미국과 국내 증시간 동행성이 높았다. 지금은 미국이 올라도 국내 증시는 안오른다. 대신 섹터별 동행성이 높아졌다. 전날 미국 테슬라가 오르면 다음날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와는 상관없이 삼성SDI와 LG화학이 오른다. 결국 인덱스보다 기존 성장하는 섹터들에 대한 투자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요즘같이 장이 많이 빠지는 시기가 되면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가 종목 선정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두가지다. '업계에서 분명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인가', '산업이 글로벌 트렌드인가'다.
"중요한건 단 하나, 바로 경쟁력이다. 이 단어 안에 다양한 의미가 있다. 시장 점유율, 기술력, 특허. 로열티, 브랜드 밸류 등 많은데 쉽게 말하면 업내내 1등인 기업들이 얼마나 그 자리를 오래 끌고 갈 수 있나다. 국내 종목에 투자하고 싶다면 국내 기업 중 전 세계 1등을 하고 있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면 된다. 반도체, 2차전지. OLED 디스플레이, 통신장비 이 네 가지 산업이 국내 기업들이 잘하고 있는 분야다."
다음으로 꼽은 분야는 신재생에너지와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이다. 그는 "대규모 투자가 보증되면서 앞으로 커질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인 지 힌트를 얻기 위해선 대기업과 정부가 어디에 투자하는지 보면 된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요즘 밀어주는 분야는 신재생 에너지다. 특히 한국은 수소법을 가장 먼저 제정하는 등 수소 부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만약에 한국만 수소산업을 한다면 시장 규모는 제한되겠지만 다른 나라들에서도 ESG랑 엮여 관심이 높다. 관련 법이 통과된다면 다시 한번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대기업이 미는 건 비메모리 반도체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10년 동안 비메모리 사업에 13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비메모리 관련 장비나 소재, 테스터를 만드는 기업들은 수혜를 계속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산업들은 매크로의 변화 같은것에 상관없이 구조적으로 성장 가능하다"고 전했다.
펀드 운용시 경쟁력이 훼손되는지 여부도 늘 확인하는 부문이다. 그는 "TP(목표가)를 정해놓긴 하지만 TP에 도달했다고 무조건 팔진 않는다. 파는 시점은 경쟁력이 훼손될 때다. A회사가 대기업에 독점으로 들어갔다는 이유로 종목을 담았는데 납품 계약이 해지됐다면 A회사를 팔아야 한다. 여기서 미련을 갖고 버티면 안된다. 익절을 하지 않으면 특정 종목의 비중이 계속 올라가고 신규 종목을 선정할 때도 매매가 말릴 수 있다. 이처럼 매수매도 원칙을 정하고 최대한 따라가려고 노력한다"고 귀띔했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생소한 분야인 액티브 ETF의 잠재력도 그는 주목한다. 김 팀장은 "국내에선 작년 11월 처음 출시돼 거래되고 있는 액티브 ETF상품이 10개 남짓"이라며 "하지만 미국에서는 테마형 ETF에서 액티브ETF로 가고 있는 추세다보니 우리도 곧 그 길을 따라갈 것으로 같다"고 예상했다.
"기존 패시브ETF는 벤치마크 종목들은 시가총액이나 거래대금, 유동성을 고려해서 비중이 정해져 있다. 3개월, 6개월 단위로 리밸런싱만 하고 종목비중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시장에선 종목들에 이슈가 계속 생기기 때문에 기존 방법으로는 대응이 어렵다. 패시브 펀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액티브 펀드의 장점도 합친 것이 액티브 ETF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펀드처럼 굳이 창구에 찾아갈 필요도 없고 어떤 종목을 담고 있는지 바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김정수 팀장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자산배분을 통해 불안감을 덜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투자는 시간투자, 비용투자, 자산배분 이렇게 삼박자가 필요하다. 자산 자체는 계속 오른다. 지금도 보면 증시가 이렇게 급락하지만 암호화폐, 금, 부동산 등에 분산투자한 사람들은 전체적 자산가치가 플러스일 것이다. 어느 한 자산에 집중하기보다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단지 수익률 뿐 아니라 마음을 불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펀드를 운용할 때도 쫓기면서 판단할 때는 항상 안좋은 결과를 얻었다. 불안함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 팀장. 2021.10.12 leeh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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