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베트남과 태국 등 해외에서 배와 감 등 중국산 짝퉁 농산물이 한국산으로 둔갑해도 농수산물유통공사(aT)의 방치 속에 브랜드 관리가 되지 않아 국제망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재갑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국산 짝퉁 과일이 마치 한국산인양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aT가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최근 한류 바람으로 한국산 과일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베트남과 태국 등에서 중국산 저가 과일에 '한국배', '황금배', '시금치배', '교수형감' 등 정체불명의 '한글'로 포장된 짝퉁 과일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참고).
한국산으로 둔갑해 베트남, 태국 등에서 팔리는 중국산 짝퉁 과일 [자료=윤재갑 의원실] 2021.10.14 fair77@newspim.com |
그럴싸한 한글 표기로 현지인들이 뒷면에 깨알같이 적힌 'CHINA'를 발견하기 전까지 이 제품들을 한국산으로 알고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지 소비자들은 맛 좋은 한국산 과일을 찾고 있는데, 정작 현지에선 중국산 짝퉁 과일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중국산 짝퉁 과일이 등장한 까닭으로 베트남과 태국 등 이른바 신남방 국가에 대한 한국의 농식품 수출액 증가를 꼽았다.
신남방 국가로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15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수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2% 증가한 9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농식품 수출액 가운데 이들 신남방 국가로 수출 비중이 20.5%를 차지하는 등 베트남과 태국 등은 한국산 농식품 수출의 신흥 대상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농림수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재갑 의원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홍보실수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2021.08.27 kilroy023@newspim.com |
윤 의원은 이같은 한국 농산물의 판매 호조를 틈타 등장한 중국산 짝퉁 과일에 대해 이미 지난 3월 aT의 철저한 대응을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aT는 현지 국가에서 단속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지난 7개월 동안 '한국산과 타국산 농산물 구별법 안내 마케팅' 등 소극적 대응에 그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윤 의원은 "짝퉁 과일이 팔릴수록 우리 농민과 aT가 어렵게 쌓아온 '대한민국 농산물 이미지'를 한순간에 무너트리는 것은 물론 신남방 국가로 수출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농식품부를 통해 현지 정부와 짝퉁 과일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가능할 수 있도록 aT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fair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