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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드 코로나' 시대 익숙해져야 할 법정 풍경

기사등록 : 2021-10-1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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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전국 최대 규모 법원인 서울중앙지법 한 법정 앞. 민사소송 첫 변론기일을 앞두고 원고 측 대리인 2명과 피고 측 대리인 3명이 출석해 재판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예정된 시간이 지나도 법정 문은 계속 굳게 잠겨있었고 변호사들은 각자 법무법인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해당 재판부 직원이 확진돼 기일이 연기됐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

서울중앙지법의 또 다른 형사법정 안에서는 재판부가 A씨의 이름을 부르자 전신 방호복을 착용한 한 남성이 피고인석에 섰다. 재판부는 A씨에게 '왜 방호복을 입었냐'고 물어보지 않고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이성화 사회문화부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 당시 로비스트 활동을 했던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부문 대표도 마찬가지다. 이미 한 차례 선고기일이 연기됐던 정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1심 선고가 잡혀있었지만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기일이 2주 미뤄졌다.

변경된 선고기일 전날 서울구치소에서 또 다른 확진자가 나왔지만 재판부는 "선고를 더 이상 미루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했고 정 전 대표는 방호복을 입고 법정에 나와 선고결과를 들었다. 법원은 피고인의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선고기일을 미룰 수 없는 경우 불가피하게 선고를 그대로 진행한다.

이 장면들은 내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이제는 익숙해져야 할 법정 모습 중 하나일 것이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하던 지난해 2월 경에는 재판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언해야 하는 점 때문에 사건 관계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증인의 증언을 통해 혐의를 입증하거나 무죄를 주장해야 하는 형사재판의 경우 마이크를 가까이 대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들리지 않을뿐더러 표정을 통해 알 수 있는 세세한 부분까지 파악할 수 없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재판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기자석과 법대의 간격이 비교적 먼 대법정 재판의 경우 여러 명의 검사들과 변호인들이 나란히 앉아있는데 일어나서 말하거나 발언자를 밝히지 않을 경우 순간 누가 한 말인지 파악하기 힘들어 서로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편함 또한 우리가 감당해야 할 변화다. 다행인 것은 중계법정과 영상재판이 확대되는 것이다. 다만 재판에서 프리젠테이션(PT)이 활용될 경우 자료 내용이 화면상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는 한계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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