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서대문·광화문역 일대 등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총파업을 강행하면서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과 자영업자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특히 주요 길목에 차벽이 세워지면서 5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빙빙 돌아 20여분을 걸어가기도 하고 서대문역 사거리 일대는 교통체증이 심해지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민주노총'이 아니라 '민폐노총'이라며 맹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20일 오후 2시 서대문역 사거리 주변에서 '10.20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은 집회 시작 30분전인 오후 1시 30분 공지에 따라 서대문역 사거리로 일제히 집결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20일 서울 서대문 사거리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의 10.20 총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1.10.20 hwang@newspim.com |
민주노총의 기습 집회로 서대문역 일대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은 집회 인파에 막혀 수십분간 움직이지 못했다. 시내 버스 역시 정체를 피하지 못하고 가다서다 하는 거북이 정체를 반복했다. 꽉 막힌 도로에서 버스에 내려 걸어가는 승객들의 모습도 보였다.
경복궁역·광화문역·시청역(1, 2호선)·종각역·안국역 등 6개 역사가 낮 12시30분부터 약 2시간 가량 무정차 통과 운영되기도 했다.
시민 박모씨는 "왜 하필 오늘 도로 한복판에서 저러고 앉아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거래처에 가야되는데 지금 몇분째 도로에 갇혀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이날 오전부터 세종대로 인근은 교통 통제 및 통행불편으로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출근 시간 광화문역 일대를 지나던 시민 최모씨는 "대낮에 뭐하는 거냐"며 "이렇게 다 막아놓으면 시청역 쪽으로 어떻게 가야 하냐"고 소리쳤다.
점심식사 이후 잠시 거리로 나온 직장인 차모씨는 "지금같은 시기에 이정도로 많은 인원이 모일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면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될 시점에 또 대유행이 시작되는건 아닌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역 인근에서 열린 1020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총파업 대회에서 조합원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2021.10.20 kimkim@newspim.com |
온라인상에도 민주노총을 비난하는 글들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헌법상 보장된 노동3권의 행사이긴 한데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시민 다수 공감 얻는 건 포기한 것 같다"며 "그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글을 적었다.
시민들은 투쟁하는 모습을 단톡방에 올리며 현 상황을 공유하기도 했다. 시민 이모씨는 "오늘 애들 얘기 들어보니 어느 학교는 급식을 하고, 어느 학교는 급식도 없이 그냥 일찍 하교시켰다고 하더라"라며 "하굣길에 슬쩍 봤는데 길도 꽉 막히고 완전 민폐같다"고 했다.
세종대로 인근 한 직장인은 "그들의 요구가 무엇이든 이번 파업은 전혀 설득력을 얻지 못한 것 같다"면서 "노동이슈를 부각시키기 위한 정당성은 찾아보기 힘든 그들만의 일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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