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이 기사는 10월 21일 오후 2시31분 AI가 분석하는 투자서비스 '뉴스핌 라씨로'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통신 장비 및 부품 관련 기업들 주가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몇 해 전, 5G 시대 개막과 함께 무섭게 오르던 주가는 시설 구축이 일단락되면서 이내 고꾸라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가 반등 모멘텀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 경쟁력 등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케이엠더블유는 지난 20일 종가 기준 주가가 3만9200원으로, 작년 9월 고점(8만6600원) 대비 54.7% 떨어졌다.
앞서 케이엠더블유 주가는 2019년 5G 붐을 타고 급상승했다. 그해 190.9% 뛴 것을 비롯해 이듬해에도 고점까지 69.5% 추가 상승했다. 2년 가까이 가파르게 올랐던 주가가 1년이 넘도록 줄곧 내리막이다.
케이엠더블유만이 아니다. 통신 장비·부품 주요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대체로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여준다. 2019년 급등 후 잠시 숨을 고른 뒤 2020년 다시 올랐다가 그해 하반기 또는 올해 초 고점을 찍고 쭉 미끄러지는 양상이다. 오이솔루션과 에이스테크, 쏠리드, 서진시스템, RFHIC, 다산네트웍스, 이노와이어리스 그리고 에치에프알 등이 모두 그렇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거의 2년 가까이 올랐다. 2019년에 특히 많이 올랐고. 주가는 호재가 선반영되다보니 기대감만 너무 앞섰다가 실제로 실적이 나오면 빠지는 것"이라며 "주가가 오를 때는 모든 긍정적인 가정을 다 깔고 주가를 올리다보니 (지금 와서) 이렇게 낙폭이 큰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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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5G 기대감에 '광풍'이 휩쓸고 갔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들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그렇게 볼 만도 하다.
케이엠더블유, 오이솔루션, 이노와이어리스처럼 2019년 '반짝' 실적을 보여준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간 실적이 그리 신통치 않았던 기업들도 많았다. RFHIC와 에이스테크, 서진시스템 그리고 에치에프알은 2019년, 2020년 내내 실적이 안 좋다가 올해 들어서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흐름이다. 그만큼 기대가 앞서 갔다는 얘기. 쏠리드의 경우 내년에야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5g 보급이 빨리 될 줄 알았는데, 여러 이유들로 인해 그게 그리 여의치가 않았다. 애플 같은 데서도 그렇게 빨리 진행하지 않았고, 통신사 입장에서도 정부 규제,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통신료 올리기가 아주 부담스런 상황이었지 않나. 그러니 자본적지출(CAPEX)을 확 늘릴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전반적인 통신업황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향후 장비 및 부품주들의 주가 흐름은 개별 펀더멘탈에 따라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이 올해와 내년 호실적이 기대되는 기업들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고영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3분기와 4분기 모두 직전 대비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2022년에 대한 성장 방향성은 변함없다"고 했다.
2026년까지 통신 인프라에 650억 달러 규모의 예산이 집행될 미국 인프라 법안이 연내 통과되면 2022년부터 주요 통신사들의 뚜렷한 투자 확대가 있을 것이고, 버라이즌에 쏠려 있던 삼성전자 벤더들의 공급처가 내년부터는 캐나다·인도·영국·일본 등으로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고영민 연구원은 "4분기까지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이 확인될 수 있으나 2022년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리스크 요인이 남아있는 4분기까지는 부정적 업황 속에서도 이익 실현이 가능한 '안정성'과 2022년에 대한 '가시성'을 기반으로 종목별 선별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RFHIC와 RF머트리얼즈, 기가레인, 에이스테크, 에치에프알을 업종 최선호주로 꼽았다.
통신서비스 확장도 하나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속도는 늦었지만, 지금 5G 보급은 많이 됐다"면서 "이제 여기서 어떠한 서비스적인 확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G를 통해 자율주행을 한다든가 스트리밍 게임을 한다든가 하면 투자가 생겨날 거란 얘기다.
이 매니저는 "(장비·부품주가) 질적으로는 나쁘지 않다. 이제는 성장주가 아닌 실적을 반영하면서 가는 가치주가 된 듯하다"며 "문제는 주식시장에선 그런 것보다 확 일어나는 모멘텀을 좋아하는데 그런 기대는 당분간 안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