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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기술, 해상풍력 기술 국산화 자신감... "경험 필요할 뿐 시간 문제"

기사등록 : 2021-10-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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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두뇌' MMIS 국산화 기업, 해양풍력발전 제어시스템 개발 나서
"원전으로 시작해 신재생에너지로 확장...에너지 전문기업 될 것"
국방·철도 신사업에서 매출 발생 시작... 4년 만에 순이익 흑자 전망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우리기술은 11년 전 원전 핵심기술인 감시경보제어시스템(MMIS)을 국산화한 업체다. MMIS는 원전의 두뇌에 해당하는 고난도 기술로, 한국형 원전 기술 자립에도 기여했다. 국내 유일의 MMIS 개발 업체로서 매출 안정성도 확보했다. K-원전이 수출되거나 국내 원전을 점검할 때 기본값으로 장착되는 시스템을 만든 덕분이다.

다음 목표는 해상풍력이다. 우리기술은 2년 전 씨지오(CGO) 인수를 시작으로 해상풍력발전을 위한 제어모니터링시스템과 전문 설치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자체 기술로 경쟁력을 높이고 초기 해상풍력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원전 시대에 핵심기술 내재화에 성공했듯, 신재생에너지 관련 국산화 과제에도 앞장서며 '에너지전문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노갑선 우리기술 대표는 지난 20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신재생, 특히 삼면이 바다운 우리나라에선 해상풍력 부분에 큰 투자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해상풍력의 경우 정부가 10년 넘게 투자하면서 주민수용성 문제를 해결한 입지가 생겨나고 있어 이제는 해양풍력이 활성화될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노갑선 우리기술 대표가 자회사 씨지오(CGO)의 해상풍력발전 설치선 모형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2021.10.20 mironj19@newspim.com

◆ '탈원전' 정책 이후 신사업 본격화...4년 만에 순이익 흑자

우리기술은 1993년 서울대 공대생 5명이 함께 차린 회사다. 당시 해외에 의존하던 원전 주요기술을 국산화하겠다는 의미로 이름도 우리기술이라도 지었다. 원자력 발전소에 감시, 경보, 제어시스템 등을 납품하며 원전 사업과 성장해왔다.

사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정책 시행후 업계 자체가 패닉에 빠졌다. 원전 기술로는 더 이상 '비전이 없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이에 핵심기술인 제어계측 기술을 기반으로 신사업을 모색하다 해상풍력이라는 이정표를 얻었다고 한다.

노 대표는 "사실 이전부터 원전 사업만으로는 비전이 없다는 생각에 상장 초기부터 부가가치가 높고 기술 연계성이 있는 신사업을 계속 추진해왔다"며 "그동안은 본업도 부진하고 여러 가지 신사업에 투자하다보니 영업 손실이 있었지만 이제 힘든 부분은 지나왔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리기술은 해상풍력 외에도 군수차량용 공조장치와 지하철 스크린도어, 스마트팜 등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방사업이 연간 100억 원대 수익을 내며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자체 기술로 완성한 스크린도어는 지난해부터 브라질을 시작으로 수출 본격화에 나선 상황이다.

올해는 원전 사업과 신사업이 맞물리며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2017년 이후 4년 만에 흑자 전환을 예상했다. 노 대표는 "올해는 원전 사업부터 지하철 스크린도어 수출, 건물 임대 등으로 고루 이익을 날 것"이라며 "원전의 경우 탈원전 정책 초기에는 대응책 자체가 미비해 원전 사업 자체가 위축됐지만 지난해부터 원전 부품 단종에 대비한 구매량도 늘고 구매 단가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노갑선 우리기술 대표. 2021.10.20 mironj19@newspim.com

◆ 해상풍력부터 수소충전까지...에너지 기술 '국산화' 나선다

우리기술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해상풍력 사업은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최소한 3~4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쉽지 않은 이 산업에 뛰어든 이유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전망뿐 아니라 우리기술이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 대표는 "해상풍력 발전기도 워낙 고가다 보니 제어와 모니터링 시스템이 중요하다"며 "원자력 분야에서 제어계측 시스템을 만들어온 만큼 해상풍력과도 에너지라는 접점이 있었고 우리의 코어 기술을 활용해 해상풍력 제어시스템도 국산화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우리기술은 정부 지원을 받으며 한국형 해상풍력발전 제어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노 대표는 "제어계측기술은 원전이 제일 복잡하고 풍력발전 시스템은 좀 더 간단하고 단순한 편"이라며 "경험이 필요한 것이지 기술 자체는 이미 내부적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씨지오를 통해 해상풍력 설치 기술도 내재화할 예정이다. 씨지오는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 시스템 운송 및 설치 회사다. 설치선 기초설계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해상풍력단지인 탐라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를 진행해본 경험도 있다. 우리기술은 해상풍력 발전이 본격화되면 4㎿(메가와트) 규모 이상의 풍력발전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설치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원활한 자금 수혈을 위해 씨지오의 기업공개(IPO)도 고려하고 있다. 노 대표는 "올해 말 씨지오의 설치선(특수선박)을 일단 건조해보려고 한다"며 "여기에 해상풍력 착공 전 단계인 사이트(입지)를 최소한 두세 군데는 확보한 후 2~3년 내에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리기술은 해상풍력을 시작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조만간 수소차 충전사업 참여 계획도 내놓을 계획이다. 노 대표는 "향후 수소가스 충전소를 도입하는 과정에 참여해 종합 관제시스템 국산화를 고려하고 있다"며 "정부 허가와 여러 기관이 얽힌 만큼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내달께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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