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2일 '탄소중립 정책의 평가와 바람직한 산업전환 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와 탄소중립위원회가 산업계 의견을 도외시한 채 일방적으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급격히 상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30년 NDC 달성과 2050 탄소중립 실현의 성패는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에 달린 만큼 이제라도 산업계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해 2030년 NDC 및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재설정하고 구체적인 기업 지원방안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경총] |
제1발제를 맡은 이재윤 산업연구원 소재산업환경실장은 "우리나라는 온실가스를 다(多)배출하는 제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제상황과 단기간 산업전환 부담 등 주요국 대비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탄소중립 기술 투자 인센티브 확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소통·협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제2발제를 맡은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정유·철강·석유화학 산업이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지목돼 향후 퇴출될 가능성이 있는데, 일자리가 줄어드는 탄소중립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30년 NDC 상향 등 중요 정책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정부가 일자리 보존 및 안정적인 전력공급 방안 마련, 탄소중립 소요 비용을 산정해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이종수 서울대 교수 ▲김진효 The ITC 팀장 ▲남정임 한국철강협회 기후환경안전실장 ▲권은경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친환경모빌리티실장 ▲조준상 대한석유협회 산업전략실장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이 참여해 탄소중립 정책 평가와 합리적인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종수 서울대 교수는 "2030년 NDC는 탄소중립을 전제로하는 미래기술 상용화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산업계 전체가 지금 당장 행동을 시작해도 목표달성을 위한 시간이 턱없이 모자라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2030년 NDC는 산업·경제에 미치는 영향,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해 달성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고, 경제적 파급효과를 정확하게 분석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정임 한국철강협회 기후환경안전실장은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기술을 통해 95% 감축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수립했으나, 당장 2030년까지는 추가 감축 여력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남 실장은 철스크랩 안정적 확보방안 마련, 세제혜택, 에너지 인프라 등 지원제도 도입, 배출권 거래제 개선 및 중복규제 해소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경총은 "우리 기업이 탄소중립 과정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정부의 구체적이고 명확한 지원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며 "향후 업계 의견수렴을 통해 기업 지원방안 이외에도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등 규제개선 과제를 발굴해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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