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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훈의 리턴즈] "경제지표 매달릴 시간에 판교밸리 가봐" <홍호덕의 투자법-투자2막①>

기사등록 : 2021-10-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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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인플레, 테이퍼링, 원자재값 폭등. 국내외 증시를 뒤흔드는 요인들입니다. 갈수록 두려워지는 투심 속에 증시 비관론도 스멀스멀 흘러나옵니다. 이 같은 어려운 시기 그래도 주식으로 차곡 차곡 돈을 버는 이들이 있는데요. 과거의 명성을 뒤로하고 나홀로 성투 중인 주식 프로들입니다. 자산운용사 등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수십년 펀드매니저로 활약하다 투자 인생 2막을 맞은 리얼 프로들. 그래서 이번에는 혼돈의 시장을 이겨내기 위한 그들만의 투자 노하우, 장세 뒷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서울=뉴스핌] 홍승훈 기자 = 지난해 말까지 자산운용사에서 25년여 펀드매니저로 일했던 홍호덕 씨는 올해 초 독립했다. 현재 직함은 하이엔드인베스트 운용총괄 대표. 여의도에 작은 사무실을 낸 소규모 법인이다. 소위 개투로 전향했다. 1996년 한일투신운용에서 시작해 아이투신운용, 캠퍼스투자자문, HDC자산운용을 거친 홍 대표는 주로 공모 주식형 펀드를 운용했다. 주요 연기금 등 30여개 대형 기관 자금 1조원 가량을 취급했다.

그는 한 차례도 어려운 펀드 대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주식형과 혼합형 펀드에서 내로라할만한 성과를 내온 덕이다. 과거 한일투신에선 7년만에 200억원 규모의 주식형펀드를 1조3000억원으로, HDC운용에선 2004년 300억원 규모의 주식형펀드를 퇴직전 1조3000억원 규모로 키우기도 했다.

퇴직후 자유로운 개인투자자가 된 그는 25년여 매니저 생활을 하면서 이틀 연속 쉰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바빴다. 이제 그는 행복해 한다. 여행도, 운동도 언제든 자유롭다. 그래서 투자도 더 잘된단다. 지난 2월초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해 8개월 남짓 수익률이 33% 수준이다. 여의도 홍프로로 통하던 홍 대표의 주식투자 노하우를 엿보기로 했다.

- 증시 변동성이 심해졌다. 작년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요즘 장세 어떻게 보나.

▲ 기관투자자들도 올해 상반기, 지수를 이긴 펀드가 드물 정도로 어려운 장세였다. 저평가에 기댄 급반등이 아닌 밸류에이션을 따져가며 투자해야 하는, 소위 '전문가 장세'로 바뀌었다. 이런 땐 무엇보다 업종과 종목 시계(視界)를 좁혀야 한다. 물가, 금리, 환율 등 가격 변수에 불리한 제조, 수출기업도 피하는 게 맞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주식 포트폴리오 구성 어떻게 해야 할까.

▲ 가격 변수와 무관한 콘텐츠, 엔터 등 서비스기업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금리 이슈에 따라 은행 보험주도 또 하나의 대안이다. 단 향후 금리상승의 흐름과 폭이 크진 않을 것 같으니 장기로 가져갈 게 아니라면 금융주의 경우 장기보단 단기 트레이딩이 맞다. 업종과 종목에 대한 기준은 20여년 넘게 같았다. '성장 패러다임을 중시한 가치투자'다. 메가 트렌드, 핵심테마라고도 하더라. 이를 알아낸 뒤 해당업종에서 최선두주식을 찾는다. 다만 고밸류에이션된 종목은 피한다. 성장 패러다임이 살아있는 업종내에서 투자 가치가 있는 성장가치주를 골라내야 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홍호덕 하이엔드인베스트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10.21 kilroy023@newspim.com

- 요즘 관심있게 보는 분야는.

▲ 유가, 금리, 환율같은 가격변수가 비우호적인 제조, 수출보단 서비스업쪽을 본다. 대표적으로 엔터, 게임, 플랫폼이다. 또한 3, 4분기 수요가 커져서 실적이 좋을만한 기업들을 찾을 필요도 있다. 영원무역, F&F, 태평양물산 등이 그렇다. 이런 곳은 조정시 매수 관점이다. 다소 안전하게는 은행 등 금융주같이 금리상승에 나쁠 게 없고 배당도 높아 유효하다.

-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번 보유하면 얼마나 갖고가며, 기준은 어떻게 정하나.

▲ 과거 펀드 운용 시절엔 60% 이상 주식을 가져가야 했다. 관련법상 그랬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표기업과 일정규모 이상의 시총을 갖는 기업도 무조건 넣었다. 하지만 개인은 다르다. 개별종목으로만 좁혀서 말하면 앞서 얘기한 성장 패러다임을 근거로 분석한 기업을 3년 이상 보유, 혹은 그 성장성이 체감될때까지 갖고 갈 계획이다. 유가, 금리 등 가격변수에 민감한 섹터는 가격변수가 유지될 때까지만 보유한다. 6개월에서 1년 이내 매매하는 편이다. 물론 가격 변수는 항상 체크해야 한다. 다만 요즘은 정보의 확산 속도가 빨라져 목표가격 도달도 더 빨라지는 추세다. 지금은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도 석달내 파는 경우도 있다.

- 개장전, 장마감후 체크포인트라면 뭐가 있을까. 실질적인 팁이 있다면.

▲ 일단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대부분 체크한다. 개장전 미국시장과 해외시장 동향, 주요 ETF 수급변화도 본다. 최근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미국주택시장지수, 다우운송지수 등을 체크한다. 국내외 투자관련 뉴스도 물론 꼼꼼히 살핀다. 보통 뉴스가 모멘텀을 만들고 모멘텀이 이벤트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이벤트가 패러다임이 된다. 개장후에는 당일 새롭게 부각된 섹터, 침체가 예상되는 섹터, 신용잔고 변화, 금리, 유가, 환율 동향을 틈틈히 본다.
(주택시장지수는 내구재 등 소비여력을 살피기 위한 용도로, 다우운송지수는 실물경기 파악을 위해 참고. 경기가 하강하기 시작하면 운송업 매출이 낮아지면서 주가에 선반영 됨)

- 주식투자를 하면 환율, 금리, 유가 등 관심있게 보는 지표들이 많아진다. 다만 개인들로선 모든 것을 꼼꼼히 보기 어렵다. 꼭 봐야할 핵심 지표만 추리자면.

▲ 앞서 얘기한 주요국 국채금리, 미주택시장지수, 다우운송지수 등은 필수다. 포털이나 증권사 HTS로 쉽게 볼 수 있다. 경기선행지수는 요즘 선행성이 다소 떨어진다. 신용잔고도 보는데 이는 꼭 고객예탁금도 같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신용잔고도 늘었지만 예탁금 역시 그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증시 규모, 우리나라 경제규모 자체의 확대 정도도 감안해야 한다. 다만 경제지표는 누가나 다 보는 지표다보니 후행적인 측면도 있다. 너무 지표에 매몰되지 말았으면 한다. 주식투자에 있어선 경제학도의 자세보단 공학도의 마인드가 더 유리하다. 소소한 지표에 매몰될 시간이 있다면 판교 벤처벨리에 있는 스타벅스 가서 벤처엔지니어들의 점심후 커피 담화를 들어보는게 낫지 않나 싶다.

(2편에 계속)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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