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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공급망 대란 '점입가경' 내년 경제 잿빛

기사등록 : 2021-10-2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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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구촌 공급망 대란이 점입가경이다.

주요국 곳곳의 물류와 항만 시설이 마비된 데 따라 글로벌 기업의 생산라인 역시 줄줄이 가동을 멈추는 상황이다.

지구촌 인플레이션이 이미 기록적인 상승을 나타낸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사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24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바지선부터 컨테이너선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항만에 진입하기 위해 주변 바다에서 대기중인 선박이 100척에 달한다. 이는 사상 최고치에 해당한다.

장남감부터 운동화와 제조업 부품과 장비 장비 등 각종 상품을 실은 컨테이너는 20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광산 업체들이 트럭을 구하지 못해 석탄을 포함한 각종 원자재 공급에 커다란 차질을 빚고 있다.

LA 항구에 산적한 컨테이너 [사진=로이터 뉴스핌]

일본의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 그룹은 반도체 칩과 안테나의 공급 부족으로 인해 보다 빠른 데이터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는 실정이고, 독일 자동차 업계는 생산 차질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곡소리를 내고 있다.

무디스가 집계하는 공급망 스트레스 지수는 최근 135.9까지 상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전 100 내외에서 가파르게 뛰었다.

공급망 병목 현상이 날로 악화되면서 실물경기가 신음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율 기준 5.4%를 기록해 2007년 이후 최고치로 뛴 가운데 월가의 채권왕 제프리 건드라크 더블라인 캐피탈 대표는 적어도 내년 말까지 4%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은 지난주 3분기 미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0.6%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달 약 4%에서 대폭 깎아내린 수치다.

독일 싱크탱크 월드 이코노미가 2021년 전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6.7%에서 5.9%로 떨어뜨리는 등 지구촌 전역이 홍역을 치르는 실정이다.

기업들은 말 그대로 비상 사태다. 소비재 업체 프록터 앤 갬블(PG)이 올레이 모이스처라이저의 가격을 20% 올렸고, 크레스트와 오랄B 구강 세척제 가격을 각각 32% 인상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갖춘 기업들은 대대적인 가격 인상에 나섰고, 여의치 않은 업체들은 원가 상승에 따른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의류와 가전, 가구, 자동차, 건설 등 주요 제조업 전반에 걸쳐 공급망 위기에 따른 충격이 날로 악화될 뿐 아니라 간접적인 피해까지 포착되기 시작했다.

배런스가 인플레이션을 빌미로 기업들이 이익 전망치를 일제히 낮춰 잡았다고 보도한 가운데 이에 따른 파장이 제조업 이외의 산업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광고 시장의 매출액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원가 상승에 기업들이 비용 감축에 나서면서 광고 시장을 강타했다는 얘기다.

씨티그룹은 일반적으로 4분기 전세계 광고 시장이 호황을 연출하지만 이번에는 한파가 거셀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외신은 경제 활동 재개 이후 혼란에 빠진 고용시장의 상황 역시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공급망 교란이 단시일 안에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인베스코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영국의 델타 플러스를 포함해 새로운 변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공급망 위기에서 자유로운 기업은 찾기 어렵고, 일부 섹터의 경우 충격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에 이어 이번 공급망 위기로 인해 탈세계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igrace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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