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내달 10일 파업을 예고했다. 파업이 가시화 될 경우 의료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는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92.2%로 가결됐다고 27일 밝혔다.
노조는 "지난 3개월간 인내심을 가지고 교섭에 임했지만 직원들의 절실한 요구안에 대해 병원 측은 각종 핑계만 대며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병원이 수용안을 제시하지 않을 시 쟁취와 공공병원으로서 서울대병원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해 11월 10일 파업 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7월부터 서울대병원과 교섭을 벌여왔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서울대병원 영리 자회사 철수 ▲교수·직원 영리 자회사 참여 규제 방안 마련 ▲진료량·수술건수·수익 연동형 의사성과급제 폐지 ▲코로나 병상 간호사 배치기준 가이드 라인 이행 및 인력 확충 ▲0.9%이상 임금 등 노조의 요구안에 서울대병원은 수용 거부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21일 대의원대회에서 병원이 수용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오는 11월 10일 파업에 돌입한다고 결의했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소속 장하니 서울대병원 간호사가 8일 서울 영등포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9.08 heyjin6700@newspim.com |
노조는 서울대병원이 정부의 코로나 병상 간호인력 배치기준 가이드 라인을 준수하지 않고 인력확충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병상 간호인력 배치기준 가이드 라인'에 따르면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대병원(보라매 병원 포함)은 200명 이상의 간호인력이 충원돼야 한다.
노조는 "11월 위드코로나 정책 시행에 따라 확진자 폭증이 뻔히 예상됨에도 병원 측은 무대책, 무계획으로 일관하며 현장 노동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간호사 1인이 환자를 17명까지 담당하면서 안전한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대병원에는 9000명의 직원이 있지만 병가·청원 휴가를 쓸 때 필요한 대체 인력이 없다"며 "24시간 운영되는 필수업무 공공기관이 예비인력 0%로 운영되고 있으며, 최소한 202명의 충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병원 측은 단 1명의 충원 계획도 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의 자회사 문제도 노사간 쟁점 사항이다. 노조는 "서울대병원에는 헬스커넥트, 이지케어텍 등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으로 만들어진 영리자회사 3곳, 4곳의 출자회사가 있다"며 "특히 피부과의 정진호 교수는 고가의 앰플, 세럼 등을 판매하는 '정진호이펙트'를 설립하고, 서울대병원 출사회사로 전환해 영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공병원 의료와 무관한 화장품 회사의 지분을 청산하고 당사자에 대한 조사와 징계 등을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직원들이 파는 물건을 홍보해 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며 "전 직원이 보는 전자사보에서 슬그머니 광고만 내리는 기만을 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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