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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자체·신사업' 축소되나...중흥, 부채비율 관리에 '내실경영 불가피'

기사등록 : 2021-10-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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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그룹, 대우건설 부채비율 247%에서 100% 수준으로 축소 의지
부채 6.6조 단기간에 해결 어려워...PF·자체사업, 신사업 보수적 접근
업계 "중흥그룹, 재무구조 드라이브에 직간접 경영 참여 불가피" 인식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대우건설이 중흥그룹에 인수된 이후 매출 비중이 높았던 자체 및 주택사업이 축소될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

중흥 측이 부채비율 축소를 비롯한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가 강해서다. 기업 이익이 급증하면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지만 실적 변동 폭이 큰 상황에서는 내실 경영이 부채 감축에 효과가 가장 크다. 리스크(위험) 부담이 큰 사업은 대규모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층그룹의 직·간접 경영 간섭도 불가피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 증흥그룹 "대우건설 부채비율 너무 높다"...PF·자체사업 등 축소 가능성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 한 뒤 부채비율을 현재보다 100%P(포인트) 이상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KDB인베스트먼트·중흥그룹·대우건설 노조 3자 회담에서 중흥그룹 김보현 부사장은 "대우건설 인수 이후 첫 번째 목표는 부채비율을 중흥그룹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흥그룹의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105.1%다. 대우건설 부채비율(247.6%)의 절반을 밑돈다. 부채비율은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부채비율이 115%라는 점에서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높은 것은 사실이다. 경쟁사인 GS건설(219.3%), HDC현대산업개발(122.9%)과 현대건설(104.6%) 등과 비교해도 차이가 있다.

중흥 측은 대우건설의 높은 부채비율이 잠재적인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부채를 줄여야만 신용등급 상향을 비롯한 기업 건전성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부채비율을 단기간에 줄이기는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잉여금을 많이 확보하면 손쉽게 해결된다. 하지만 대우건설 실적은 변동성이 큰 데다 최근 연간 당기순이익이 2000억원 수준이다. 6조6000억원에 달하는 부채총계를 단시간에 줄이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적이다. 금융부채가 4조원 정도로 이자부담도 상당하다. 연간 이자비용은 2019년 1314억원, 작년 1045억원을 부담했다. 이 또한 경쟁사와 비교해 많은 금액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우건설이 자체사업 및 신사업 진출에 보수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이 상승한 이유는 사내 잉여금이 부족한 측면도 있지만 자체·정비사업 등 주택·건축부문의 비중(68%)이 큰 것도 원인이다. 자체사업의 경우 땅 매입에 따른 대규모 사업비가 들어간다. 시행과 시행을 함께 진행하는 만큼 사업이 성공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실패하면 손실이 크다. 대우건설은 현재 '검단센트럴푸르지오'와 '춘천센트럴타워프르지오' 사업을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공사비만 각각 6623억, 5126억원에 달한다. 주택분양도 가장 많이 하는 건설사로 꼽힌다.

시공만 담당하는 도급사업도 자기자본 투입은 거의 없지만 각종 보증으로 부채비율에 부담을 준다. 주택사업 비중이 큰 회사가 부채비율이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건설사는 일반적으로 금융권 대출과 사채 등으로 자금을 마련해 조합에 중도금대출 연대보증, 도시정비 사업추진비 등을 제공한다. 부채를 줄이려면 주택사업 자체도 선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대우건설 재무에 부담을 주는 비핵심 자산의 매각도 검토 대상이다. 100% 지분을 보유한 대우송도호텔은 5년 넘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도 장기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해외 호텔과 골프·리조트 사업인 대우 트리폴리 투자개발과 사이판 라오라오 리조트 등도 부실 사업장으로 꼽힌다.

주주친화 경영도 쉽지 않다. 기업 잉여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부채 감축에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해 실적 개선에도 11년째 이어진 무배당 기조가 계속될 공산이 크다.

◆ 주택 및 해외사업서 선별적 수주...중흥 측 영향력 불가피

부채비율 축소와 경영 내실화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중흥그룹의 직간접 경영 간섭이 불가피할 것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나 신사업의 경우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실 가능성이 상존한다. 중흥 입장에서는 부채비율 축소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고위험 사업 참여나 PF 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입찰 심의가 더 깐깐하게 진행될 여지가 있다.

해외 사업에서도 선별 수주가 예상된다. 그동안 대우건설은 해외에서 사업성과도 일궈냈지만 손실이란 쓴맛도 봤다. 지난 2016년 카타르 고속도로 사업과 이라크 알포, 알제리 RDPP 등 저가 수주 사업장에서 원가율이 높아져 1조원 규모의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를 단행했다. 이후에도 규모는 줄었지만 손실 구조를 벗어나서 못했다. 다만 올해 들어 흑자로 돌아선 것은 위안이다.

지난주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와 중흥그룹의 상세실사가 마무리됐다. 양측은 실사 보고서 등 법률 검토를 거친 뒤 이르면 내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SPA 협상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흥 측의 인수 의지가 강하고 추가 할인을 요구할 수 있는 범위도 5% 이내로 크지 않다. SPA 계약이 끝나면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최대주주 권리를 행사하게 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중흥 측이 대우건설에 독자 경영을 약속했지만 부채비율 감축과 재무 건전성 확보 등을 위해서는 직간접 간섭이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조단위 자금이 들어가는 PF 개발사업과 신사업 투자 등은 과거보다 보수적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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