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최근 홍대 앞이 다시 토종 제조·직매형 의류(SPA·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중심지였던 명동에서 홍대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이 크게 줄고 임대료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오픈이 젊은층이 몰리는 홍대 상권에 집중되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 패션 중심 명동 상권 몰락...홍대로 오프라인 매장 오픈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성통상의 SPA 브랜드 탑텐(TOPTEN10)은 홍대입구역에 도심형 복합매장을 오픈했다. 탑텐은 성인과 키즈 등 모든 라인의 아이템이 폭넓게 구성돼 있는 만큼 전 연령층을 위한 메가샵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홍대는 이미 '스파오(SPAO)', 'H&M', '자주(JAJU)' 등 국내 토종 SPA브랜들이 이미 자리잡고 있다. 중·저가 제품을 주로 다루는 SPA브랜드가 유행에 빠르게 반응하는 MZ세대를 겨냥하며 수요층을 공략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탑텐, 무신사까지 오프라인 매장을 출점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무신사도 지난 5월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홍대에 열었다. 첫번째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를 개장한 첫 주말(지난 5월 28~30일)동안에만 약 6500명이 방문했다. 이 기간 이 매장 누적 매출은 1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무신사는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리는 것을 좋아하는 MZ세대들의 취향을 고려해 탈의실(피팅룸) 안에 거치대와 조명을 설치해 스타일링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한성에프아이의 신규 레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오닐'도 지난 8월 직영 1호 매장인 서울 홍대점을 신규 오픈했다. 스트리트 캐주얼의 대표 주자들도 재작년부터 본격적으로 홍대로 무대를 옮기고 있다. 디스이즈네버댓과 엘엠씨가 홍대입구역 인근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새롭게 오픈했으며 배럴즈도 커버낫 플래그십스토어와 리(LEE) 플래그십 스토어를 홍대 인근에 그랜드 오픈했다.
스파오 홍대점 [사진=스파오] |
반면 패션 브랜드들은 명동 매장 폐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은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올해 초 명동 본점을 폐점시켰다.
지난해 말에는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의 국내 1호 매장인 명동눈스퀘어점에서 철수했고 올해 1월에는 4층 규모의 유니클로 명동점이 영업을 종료했다.
◆ "젊은 수요층 잡아라"...'홍대' 집중, 업계 간 경쟁 양상 심화 우려도
이들은 젊은 세대의 주요 쇼핑 지역으로 자리잡은 홍대 상권은 연남과 상수 등 마포 지역의 골목 상권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SPA 브랜드는 비교적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유행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이 자주 찾는 지역인 홍대 지역이 오프라인 매장 오픈에 적합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반면 명동 상권은 몰락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명동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43.3%다. 1분기인 38.3%보다 5%포인트 올랐다. 대학가인 성신여대 상권의 경우 올해 1분기 소규모 상가 공시률은 2.3%였으나 2분기에는 16.3%로 무려 14%포인트나 뛰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10.27 shj1004@newspim.com |
외국인 방문객 급감과 정부의 집합금지와 영업제한이 길어지면서 폐업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명동의 경우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상권이었다"라며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데 이어 임대료가 비싸다보니 패션 브랜드들이 결국 철수를 결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홍대 상권의 경우에도 코로나19 이전의 공실률 수치보다 현저히 높다고 지적했다. 패션 브랜드들의 격전지로 다시 부상하면서 경쟁 양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명동을 포함한 신사 가로수길, 강남역, 이태원 등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는 수가 높다"며 "다만 유동률이 가장 높고, 트렌드에 예민한 곳이기 때문에 업체 간의 경쟁도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