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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수사' 핵심 변수 녹취록…향후 재판 영향은

기사등록 : 2021-10-2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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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영장재청구 임박…녹취록 증거능력 부정
법조계 "불법 녹취 아니면 녹취록 증거능력 인정"
향후 재판에서 '증명력' 놓고 공방 예상

[서울=뉴스핌] 김연순 장현석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가 임박한 가운데 대장동 의혹 수사의 시발점이 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만배 씨는 향후 재판에서 녹취록의 증거능력을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또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사퇴 종용'을 받았다는 내용의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정 회계사와 황 전 사장의 녹취록은 향후 대장동 의혹 재판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까.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0.14 mironj19@newspim.com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금명간 김만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김 씨는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은 짜깁기된 것이라며 '증거능력'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녹취록은 김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때도 논란이 됐다. 당시 법정 심문에서 검찰이 정 회계사 녹음 파일을 제시하려 하자 김 씨 변호인 측이 증거 능력을 문제 삼으며 반발했고 재판장도 녹음 파일 재생을 제지했다.

김 씨 측은 녹음 파일과 녹취록이 적법하게 작성·제출됐는지 확인하고 방어권 보장을 위해 녹취 내용을 충분히 제시해 앞뒤 맥락을 파악하게 해달라는 의견서를 지난 24일 검찰에 제출했다. 수사팀과 변호인 측이 녹음 파일과 녹취록의 증거능력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모습이다.

법조계에선 불법 도청 등으로 확보한 녹취, 편집 등 녹취 파일의 증거능력 조작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녹취록의 증거능력은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불법 녹취의 경우에는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법정에 증거로 제출할 수 없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녹취록은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며 "녹취가 실제로 편집 없이 말한 그대로 녹취가 됐다는 게 인정이 되면 증거능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김 씨의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재판장이 녹음 파일 재생을 제지한 것에 대해선 "피의자에게 (녹음파일을) 들려 주고 편집 됐냐 안 됐냐 그게 인정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아예 없었다는 것"이라며 "증거능력이 있는 증거라는 게 법원에 실제로 제출된 적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태근 법률사무소 신록 변호사는 "불법 녹음을 하지 않는 이상 대화 당사자가 녹음한 건 합법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며 "녹음 과정에 불법이 있는지, 대화 당사자가 누구인지, 원본과 동일성이 인정되는지 등 따져봐야겠지만 본 재판에서 따지는 거고, 영장 심사에선 그런 것까지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녹취록의 증거능력이 인정되더라도 대장동 의혹 관련 향후 재판에서는 유무죄 판단에 녹취록의 증명력(혐의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의 실질적 가치)을 다투는 공방이 예상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판사 출신 다른 변호사는 "녹취록에서 직접증거라는 건 당사자가 뇌물을 줬다고 한다면 이게 직접증거가 될 수 있고 뇌물 준 거를 들었다고 하면 이건 정황 증거가 될 것"이라며 "증거가 어느 정도 '증명력'을 갖느냐라는 건 별개의 문제"라고 전했다.

강태근 변호사는 "제3자들끼리 얘기하는 거면 중요한 정황증거는 될 수 있지만 그게 직접증거는 아니다"라며 "증거능력이 한 단계를 통과하면 그 내용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느냐, 유무죄를 판단하는 게 증명력"이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재판에서 녹취록의 증명력을 인정받기 위해선 녹취 내용을 뒷받침할 물증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 논란이 된 황 전 사장과 유한기 전 성남개발도시공사 본부장과의 녹취록에서도 유 본부장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등을 언급하며 사표 제출을 요구하는 대목이 나온다. 4분 정도의 녹취록에는 사퇴 요구를 받은 황 전 사장이 "아니 뭐 그게(사장직이) 지꺼야 원래, 뭐 그걸 주고 말고 할 거야"고 하자 유 전 본부장은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거 아닙니까. 왜 그렇게 모르십니까"라고 답하는 대목이 나온다.

결국 김 씨와 유 전 본부장을 비롯해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의 진술과 이들이 제출한 녹취록 외에 추가 증거를 검찰이 얼마나 확보했느냐에 이번 사건 수사 성패를 판가름 날 것이란 관측이다.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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