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교보생명과 재무적투자자(FI) 사이의 풋옵션 가치 산정을 둘러싼 재판에서 적정 주가는 1주당 20만~24만원대란 주장이 나왔다.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어피니티컨소시엄 주요 임직원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의 '부정 공모, 부당 이득, 허위 보고' 관련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에 대한 5차 공판기일이 열렸다.
이날은 어피니티컨소시엄의 의뢰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가치평가보고서에 대해 3자적 관점에서 적정성을 검토한 D회계법인 소속 A 회계사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1.10.29 tack@newspim.com |
A 회계사는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보고서의 오류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또한,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의 사례와는 달리 의뢰인과 공인회계사 간의 가치평가에 대한 협의는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 회계사가 지적한 안진회계법인의 가치평가보고서의 중대한 오류는 크게 네 가지다. 가치평가기준일은 풋옵션을 행사한 시점이 돼야 하며, 평균 주가를 적용하는 기간 또한 자본시장법 상 통상 길어야 2개월이며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오렌지라이프 등의 주가를 활용하는 것은 잘못됐을 뿐더러, 발행주식 총수가 아닌 유통주식수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풋옵션은 거래 당사자가 사전에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팔 수 있는 계약 상 발생하는 개념이므로, 이 풋 권리를 행사하는 그 순간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즉, 풋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날인 2018년 10월 23일을 기준으로 공정시장가치를 산정해야 하는데, 6월 말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명백한 오류란 주장이다.
또한, A 회계사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이나 '자본시장법' 등 관련법상 상대가치평가시 평균주가는 기준일 기준으로 길어도 2개월을 넘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유사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오렌지라이프를 포함했는데, 이 당시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지주와의 M&A가 이뤄지는 과정이어서 주가가 오염됐고, 따라서 이 주가를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가치평가업무 가이드라인에도 명시돼 있다.
이 외에도 안진회계법인이 사용한 발행주식총수 대신 자기주식을 제외한 유통보통주식수 등을 사용해 모든 오류를 바로 잡으면 교보생명의 1주당 가치는 주당 20만 8000원에서 24만원 수준이라고 결론 내렸다. 내재가치(EV)를 활용할 경우에도 당시 삼성생명이나 한화생명의 PEV(내재가치비율)은 0.42~0.47배에 불과했고, 이를 적용한 교보생명의 주당 가치는 19만원대에 불과하다.
한편 FI측 변호인은 "증인에 의해 다른 회계법인에서도 클라이언트와의 의견 교환은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법률비용 보전도 통상적인 조항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 증인으로 윤열현 교보생명 사장, 조대규 교보생명 전무를 소환할 예정이며 6차 공판기일은 오는 11월 12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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