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외국계 완성차 3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본사인 르노가 부산공장에서 수출용 차량에 대한 반도체 우선 공급 정책을 펼치면서 안정적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내수와 수출 양쪽에서 반도체 수급에서 어려움을 겪어 전체적인 부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XM3 [사진=르노삼성차] |
2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지난 10월 한 달 간 1만1627대를 판매되며 전년 동월 대비 54.3% 판매량이 늘었다. 내수 판매는 30% 줄었지만 수출에서 1590.1% 늘어나면서 전체 글로벌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다.
르노삼성차의 실적은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비교할 때 더 빛을 발한다. 지난 10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 현대차, 기아,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등 나머지 국내 완성차 4개 업체는 모두 전년비 판매량이 줄었다.
반도체 수급난 속 르노삼성차의 판매량 증가는 본사의 부품 우선 공급 정책 덕에 가능했다. 르노 글로벌 본사는 부산공장에서 생산돼 해외로 수출되는 르노삼성차에 대해 차량용 반도체 우선 공급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르노삼성차 전략 차종인 XM3(수출명 뉴 아르카나)의 유럽 시장 성공적 안착을 위해 본사 차원에서 부품 공급에 집중한 결과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르노 본사에서 부품망 제휴를 통해 다양한 부품 공급망을 갖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이 문제인데 본사에서 XM3의 유럽시장 안착을 위해 수출용 차량에 반도체를 우선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내수 차량은 상대적으로 반도체 지원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었다. 이에 르노삼성차는 11월부터는 내수 주문 적체 물량에 대해서도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반도체를 공급해 출고 지연 문제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그동안 본사에서 어떤 파트에 반도체를 공급할지 우선 순위를 정해 공급해왔다. 그동안은 수출 차량에 대해 우선 공급해왔는데 반면 내수는 적체 물량이 있었다"며 "11월부터는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내수 차량에도 반도체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반도체 수급난을 좀처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10월 한 달 동안 내수 2493대, 해외 4382대로 총 687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총 78.1%가 줄어든 수치다. 연초부터 습격한 반도체 수급난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한국지엠을 타격해 장기화된 셈.
쌍용차도 10월 내수 3279대, 수출 1500대를 포함 총 4779대를 판매했는 데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에 따른 생산차질로 전년 동월 대비 53.1% 판매량이 감소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와 국내에서 반도체 부품 공급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공급난 해소가 쉽지 않다"며 "자동차업체가 100% 컨트롤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언제쯤 상황이 나아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쌍용차 관계자도 "국내외 협력업체를 통해 반도체를 공급받고는 있지만 다른 완성차업체들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공급난 해소를 위해 힘쓰고 있지만 문제 해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트레일블레이저[사진=한국지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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