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 A보험사는 무·저해지보험 예상해지율을 높게 잡았다가 재정 위기에 직면했다. 상품설계시 많은 계약자가 중도 해지할 것으로 보고 보험료를 낮게 산정했는데 실제 해지율은 낮아 보험금 지급이 예상보다 증가한 것이다.
# B씨는 해지환급금 수준이 낮은 무·저해지보험 상품을 선택했다가 후회했다. 해지환급금을 적게 지급하는 만큼 보험료가 저렴할 줄 알았는데 상품 해지율이 낮다보니 오히려 다른 상품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무·저해지보험에 대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한다. 부정확한 예상해지율은 공통 산출기준을 적용해 설정하도록 하고 해지율 적정성을 외부에서 검증하는 절차도 도입한다. 해지환급금 수준이 낮아질수록 오히려 높아지는 보험료 설계 구조도 개선한다.
금감원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1.09.24 tack@newspim.com |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무·저해지보험 상품설계 제도개선방안'을 7일 발표했다.
무·저해지보험은 표준형 상품보다 보험료가 20~30% 저렴한 대신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상대적으로 적은 상품이다. 지난 2015년 7월 출시 이후 연간 400만건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최근 저금리 장기화, 경기침체 등에 따라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무·저해지보험 판매 경쟁이 심화되면서 ▲보험사 건전성 악화와 ▲소비자 피해가 모두 우려되는 상황이다. 보험사가 예정해지율을 실제보다 높게 설정할 경우 보험금 지급이 증가해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해지환급금을 과도하게 낮게 설정한 상품은 해지율도 낮아져 소비자가 부담하는 보험료가 오히려 비싸질 수 있다.
당국은 먼저 해지율 산출 기준을 마련했다. 해지환급금 수준이 낮을 경우(10%, 50%) 예상해지율은 더 낮게(0.2%, 1%) 적용한다. 보험료 납입완료후 해지율은 납입중 해지율보다 낮게 책정하도록 한다.
보험사가 실제해지율 변동시 미치는 재무적 영향을 미리 확인한 후 판매하도록 '해지율 민감도 분석기준'도 마련했다. 해지율 산출과 민감도 분석은 문서화하고 임원급 이상 협의체에서 결정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또한 해지율 관련정보 제공 확대를 위해 보험개발원이 '해지율 산업가정', '평균해지율' 등을 보험사에 주기적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또한 보험개발원, 외부계리법인의 보험요율 적정성 검증대상에 해지율을 포함해 외부 검증 절차도 마련한다.
아울러 당국은 각 보험사가 무·저해지보험의 합리적인 해지환급금을 설정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쉽게말해 해지환급금 수준이 낮아질수록 보험료가 높아지는 상품은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지율 산출·검증 기준은 올해 중 사전예고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며 "법규 개정사항은 입법예고 등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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