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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진원지 된 유럽...'낮은 백신접종률·방역완화'가 요인

기사등록 : 2021-11-0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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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유럽 만은 예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럽이 다시 코로나19 진원지가 됐다며, 낮은 백신 접종률과 '위드 코로나' 등 방역조치 완화를 확산 요인으로 꼽았다.

러시아 의료진이 '스푸트니크 V'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2021.07.06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럽 5주 연속 확산세..."이대로라면 내년 2월 사망자 50만명" 

WHO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주간 집계 기준, 유럽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직전주 대비 6% 또 증가하면서 5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은 확진자가 증가하는 유일한 대륙이다. 같은 주간 중동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12% 감소했고, 동남아와 아프리카에서도 9% 줄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 담당 국장은 4일 브리핑에서 유럽이 다시 팬데믹 진원지가 되고 있다며, 기록적인 수준으로 전파가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WHO는 지난주 유럽에서 보고된 신규 확진 사례 비중이 전 세계의 59%이고, 사망자 비중은 48%라고 알렸다. 지난 일주일에만 7800만건의 신규 확진자가 속출했는데, 이는 "동남아·동지중해·서태평양·아프리카 국가들 모두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클루게 국장은 지적했다.

코로나19 입원 사례도 지난 한 주 간 2배 늘었는데, 이대로 확산 속도가 지속된다면 "내년 2월에는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의 신규 사망자가 50만명 발생할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 원인은 '낮은 백신 접종률+방역 완화'

클루게 국장은 전반적으로 유럽의 백신 접종률이 낮고,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겨울철은 다가오는 데 방역조치를 완화한 국가들이 늘면서 확산세가 가팔라졌다고 말한다.

지난 7월 중순부터 '위드 코로나'를 택한 영국은 이후 수 개월 동안 하루 평균 신규 확진 사례가 4~5만명대다. 영국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68.1%로 높은 편에 속하지만, 방역지침 재개를 하지 않고 있어 확산 속도가 줄지 않고 있다. 영국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사회적 거리두기, 식당 영업시간 제한 등이 전무하다.

독일은 4차 유행에 봉착했다. 이날 하루 3만4000명에 가까운 하루 신규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접종 완료율은 66.8%로, 3개월째 60%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독일은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거의 모든 방역 조치가 완화된 상황이다.

영국 런던 지하철 역사 안으로 향하는 시민들.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에 대다수의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2021.10.20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에 독일 정부는 백신 미접종자에 방역지침을 추가로 적용하는 등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자체적으로 방역지침을 다시 도입했다. 작센주는 다음 주부터 백신 접종자와 완치자만 식당과 대형행사 출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는 미접종자의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제시를 의무화했다.

프랑스에서는 1만50명이 새로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지난 9월 14일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접종완료율은 68.2%에 달하지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여부는 기관과 단체의 재량에 맡긴 상황인지라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확산세도 매섭다. 러시아의 7일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수는 3만9000명이 넘는다. 지난달 30일에는 4만명이 넘는 기록적인 하루 신규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는 자체 '스푸트니크 V' 백신 접종을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접종완료율이 33.5%에 불과하다. 국민들이 자국산 백신을 신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7일까지 유급 휴무령을 내렸다. 수도 모스크바는 약국과 마트 등 필수 시설을 제외하고 봉쇄조치에 들어갔다.

◆ 겨울철 크리스마스 시즌이 고비...'델타 플러스'도 

실내 활동이 느는 겨울철 시즌이 다가오면 바이러스 확산도 커진다. 클루게 국장은 지금이라도 코로나19 방역을 도입하는 등 "전략을 바꿔야 다시는 이러한 확산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하위변종인 이른바 '델타 플러스'의 일종 (AY.4.2)가 영국, 러시아 등 유럽에서 속속히 보고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

아직 알려진 것이 많지 않지만 전파력이 기존 델타 보다도 10~15%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WHO를 비롯한 각국 보건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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