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정부 당국의 '생필품 비축 권고 통지'에서 비롯된 중국의 생활 용품 사재기 열풍이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당국과 각 도시들이 생활 필수품 수급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슈퍼와 마트에 사람들이 몰리고 쌀과 식용유 라면 등이 동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이번 생필품 사재기 열풍은 11월 1일 상무부가 통지문 통해 돌발상황에 대응, 각 가정에 대해 채소 등 일정정도 생필품을 비축할 것을 권고한데서 비롯됐다. 주민들은 상무부의 '돌발상황'이라는 언급에 대해 최근 긴장이 높아지는 대만 문제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도시 봉쇄 등을 떠올렸다.
실제 중국과 대만 양안관계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고 특히 중국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은 10월 17일 서북부에서 첫 환자가 발생 한 뒤 모두 19개 성시자치구로 번졌다. 10여일 만에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전국적으로 700명까지 늘어났다. 중국의 코로나19는 10월 초까지만해도 제로(0)발생의 사실상 종식 상태를 보였으나 최근들어 전국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코로나 발생 직후인 2020년 초반 처럼 도시와 마을, 아파트 단지 폐쇄식 통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는 소문도 일각에서 나돌고 있다. 흉흉한 소문과 함께 군중 심리가 동요하면서 갑작스런 생필품 확보 열풍이 몰아쳤다는 분석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한 마트의 채소 매장이 텅 빈 모습을 드러내고있다. [사진=포탈 왕이]. 2021.11.05 chk@newspim.com |
이런 상황에서 중국 상무부는 주민들이 1일 발표한 '생필품 비축 통지문'을 과도하게 확대 해석했다며 식품과 공산품 등 주요 물자 공급이 원할하고 수요를 완전히 충족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지다. 당국이 맹목적인 사재기를 자제하라고 촉구하며 파장을 잠재우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여진'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산둥성 지난시와 장쑤성 난징 등지에선 일부 네티즌들이 SNS에 '전쟁 대응용 의료 세트' 를 구입했다는 인증샷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두시간 넘게 줄을 서서 쌀 몇 자루와 소금 50봉지, 식용유 스무통을 구입했다며 관련 사진을 인터넷에 소개했다.
주민들의 이런 사재기 열풍은 여전히 중국 많은 도시로 확산하고 있다. 광둥성 선전의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11월 4일 쌀과 라면 식용류 육류 계란 판매량이 평소에 비해 몇배나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실제 일부 마트에서는 라면 계란 등이 매진돼 매대가 텅텅 빈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 마트에서는 심지어 치약 비누 세탁용 세제류 까지 엄청난 규모로 팔려나가고 있다.
수도 베이징은 주요 마트와 도매 시장,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의 공급 체계를 점검한 결과 생필품 공급에 아무 문제 가 없다며 주민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베이징 시는 도매 시장을 통한 채소 공급과 우메이 그룹 징커룽 카르푸 등 일반 마트의 생필품 판매가 모두 평소와 다름 없는 상황이며 돼지고기 소고기 양고기 계란 채소 식용유 식염 설탕 등 수급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