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측근 귓속말 하지마. 그런 거 안 하기로 했잖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던진 농담이 좌중을 웃음케 했다. 이 발언은 연일 측근 정치에 선을 긋고 있는 윤석열 대선 후보가 권성동 의원, 이준석 대표와 귓속말 하는 모습을 보이자 농담조로 던진 말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중 후보 비서실장에 선임된 권성동 의원의 귀엣말을 듣고 있다. 2021.11.08 kilroy023@newspim.com |
앞서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집권 후 국정운영 방식을 선거운동에서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며 "광흥창팀이다, 금강팀이다 하는 소수 정예 체제의 대통령 선거운동은 집권 후 소수 측근 인사에 의한 유사 독재로 늘 흐른다"고 강조했다.
광흥창팀은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금강팀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핵심 참모팀을 말한다. 여권 전·현직 대통령이 대선 선대위를 소수 측근들로 구성한 것을 겨냥하며 자신은 선대위 문호를 개방해 측근 정치를 경계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이것이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대통령의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가 된다"며 "대통령은 사회의 많은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책임지는 국가를 대표하는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한데 대통령이 권력자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헌법에 충실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도 대통령 선거 운동 자체부터 우리당이 나서야 하고 당의 운동이 돼야 한다"며 "여러분께서 한 분도 빠짐 없이 모두 선대위에 참여해주시고 적극적인 선거 운동을 통해 우리당 역량이 강화되고 집권 이후에도 국정 운영이 당 중심으로 돼야 의회주의가 발현되고 의회 중심이 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인이 외람된 말씀 드리지만 당의 정책도 행정부보다 훨씬 전문가가 돼야 한다"며 "행정부는 의회에서 만든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오렌 세월을 지내니 전문가가 될 수는 국민의 바람과 사회 변화에 대해 늘 선거를 치루는 정당과 달리 감이 떨어진다. 그렇기에 관료 중심의 국정운영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받기가 어렵다"고 당부했다.
윤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선대위 구성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데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 후보가 전날 후보 비서실장에 최측근 복심인 권 의원을 임명하자 김 전 위원장은 "자리 사냥꾼들"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해체 수준의 선대위 재구성을 요구했다.
김 전 위원장은 같은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의 대담에서 "캠프에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있다. 어떤 사람이 대통령 대통령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우후죽순격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며 "윤 후보가 냉정하게 생각해 선대위를 구성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압박했다.
반면 윤 후보는 기존 캠프 핵심 참모진은 유지하면서 외연 확장을 위한 캠프 확대 개편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선대위 인선을 둘러싼 양측의 주도권 싸움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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