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요소수 대란으로 직격탄을 맞은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정부의 지원 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리터 한 통에 만원이 안 되던 요소수가 웃돈을 줄 만큼 귀해졌다"며 정부에 요소수 공급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노조는 "하루 200~300km 운행하는 덤프트럭에는 매일 요소수 한 통이 들어가는데, 한 달이면 20통 이상이 필요하다"며 "특수고용직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대부분 요소수, 기름값도 본인 부담인데 요소수를 못 구해 일을 못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주유소, 대리점마다 찾아다니고 인터넷으로 해외 직구까지 시도하고 있지만 건설기계 노동자 열에 셋은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일을 못하고 있다"며 "이제 요소수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에 나선 레미콘 노동자 김봉현씨는 "요소수 대란은 건설기계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요소수를 공유하고 나눠쓰면서 버틸 때까지 버티는 방법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금 시중에 거래되는 요수소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고 그 마저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우리는 정부의 환경정책에 따라 본인이 가지고 있는 차량을 폐기하고 유로6를 장착한 비싼 차를 빚내면서 운행하고 있는데, 정작 돌아온 것은 요소수 대란"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민주노총 건설노조원들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건설기계 요소수 폭등사태 정부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요소수와 건설기계장비 장난감을 발로 차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11.09 yooksa@newspim.com |
건설노조가 지난 7~8일 이틀간 조합원 2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2.4%가 요소수 대란으로 운행 중단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10명 중 3명이 요소수 부족으로 장비 가동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요소수를 구입하지 못할 경우 남은 요소수로 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 기간을 평균 12일로 내다봤다. 인터넷 등 해외 직구를 통해 요소수 구입에 나섰다는 응답자는 43.5%, 자비로 요소수를 구입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81.8%나 됐다.
요소수 부족에 따른 가격 폭등 피해도 만만치 않다. 과거 1만원 이하가 대부분(85.8%)이었던 10리터 요소수 한 통을 최근 1만원 이상에 샀다는 응답자가 81.4%를 기록했다. 3~5만원 미만 가격에 구입했다는 응답자는 29.6%, 7~10만원 미만에 구매한 응답자는 7.9%, 10만원 이상에 구매했다는 응답자도 6.3%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건설노조는 요소수 공급 해결 ▲요소수 매점매석 규제 및 처벌 ▲요소수 부족으로 운행이 중단된 건설기계 노동자 구제방안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현재 정부는 군이 보유한 요소수 비축물량의 41%에 해당하는 200t을 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부족해 산업현장의 연쇄 피해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영철 건설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요소수를 생산하는 국내 공장들은 10년 전 없어졌는데 정부는 요소수 확보를 하지 않았다"며 "정부와 국회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요소수를 줄 때까지 이 자리에서 막아낼 투쟁을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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