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사업인 '서울런'이 정부 지침에 따라 평생교육서비스로 전환된다. 플랫폼 성격이 바뀌면서 당초 목표였던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사다리'라는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는 정부 방침과는 별개로 교육관련 콘텐츠를 강화하고 멘토링 등 추가 서비스도 확대해 교육사다리로서의 역할만큼은 견고하게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평생교육국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따라 서울런에 평생교육서비스가 확대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현재 제공중인 취약계층 학생들을 위한 교육 콘텐츠가 약화되는 건 아니다"라며 "서울런의 핵심인 '교육사다리'로서의 역할은 견고할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서울런 홈페이지 화면.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1.11.10 peterbreak22@newspim.com |
서울런은 지난 5일 확정된 행정안전부와의 '조건부추진' 합의에 맞춰 내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양강의 등 평생교육서비스 관련 콘텐츠를 상당수 추가해야 한다. 이는 서울런이 교육부의 'K에듀통합플랫폼(K에듀)' 중복되지 않도록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다.
K에듀는 교육부가 2024년 오픈을 목표로 구축중인 서비스로 에튜테크와 맞춤형 학습 뿐 아니라 교육행정정보시스템, 회계관리시스템 등 학사관리까지 가능한 통합플랫폼이다. 현장 중심의 학교교육을 디지털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로 플랫폼 구축에만 30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는 서울런은 K에듀와 상당부분 겹칠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공공교육플랫폼간의 중복현상에 따른 예산낭비 등을 막기 위해 서울런을 평생교육서비스로 운영할 것을 제시한 셈이다. 그마저도 K에듀가 출범하는 2024년에는 교육부와 통폐합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
서울런은 출범전부터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의 업무인 교육행정을 침범했다는 지적을 받은바 있다. 서울시는 취약계층 지원강화는 지자체 역할이라고 맞섰지만 시의회로부터 사업예산이 대거 삭감되는 등 적지않은 난관을 거쳤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8월말 출범한 서울런은 저소득층, 학교밖청소년, 다문화가정 청소년 등 취약계층 11만명에서 무료로 온라인 강의를 제공중이다. 서울시 자체 제작이 아닌 메가스터디 등 교육콘텐츠 전문업체가 제작한 강의를 볼 수 있어 완성도만큼은 검증된 상태다.
다만 내년부터는 취약계층 온라인강의에 더해 일반인을 위한 교양강의 등을 상당수 추가해야 한다. 제한된 예산을 바탕으로 운영되는만큼 교육콘텐츠에 대한 투자 부실이 불가피하다. 교육사다리 복원이라는 목표로 시작한 서울런이 평생교육플랫폼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서울시는 평생교육콘텐츠 확대가 교육콘텐츠 축소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고 강하게 항변한다. 오히려 취약계층을 위한 입시컨설팅과 멘토링 시스템을 추가하는 등 교육사다리로서의 기능은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교육콘텐츠는 민간전문업체와의 협의로 무상으로 제공받기 때문에 예산과는 상관이 없다"며 "늘어나는 평생교육관련 콘텐츠 역시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입시상담이나 진로 컨설팅 강좌를 대거 추가하고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오프라인 멘토링도 계속 확대하기 때문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런에 참여하는 국내 1위 교육콘텐츠 기업 메가스터디 관계자 역시 "취약계층 지원이라는 취지에 동감해 서울시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온라인강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유료특강도 모두 볼수 있다.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계속 무료로 강의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런은 올해 추경에서 삭감된 플랫폼구축 관련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다시 편성한 상태다. 이를 위해서는 시의회의 협조가 필요하다. 또한 교육부 및 교육청과의 업무협조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여러 상황을 종합할때 내년이 서울런의 성공적 안착 여부를 가늠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 측은 "내년도 예산안 통과를 위해 시의회와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며 "서울런을 포함한 다른 공약사업들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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