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국내 경제에 대해 "경기가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달 추가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이주열 총재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3분기 성장이 글로벌 공급차질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위드코로나의 방역정책 전환에 힘입어 소비가 빠르게 개선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고 한다면 다음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시장에서도 11월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상을 유력하게 내다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 금통위에서 현재 0.75%인 기준금리가 연내 1%로 인상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실제로 카드지출액 고빈도 지표를 보면 10월 중순 이후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의 소비 개선세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미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의 논의에서도 세계경제도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지긴 했으나, 기조적으로는 경제활동 정상화가 이어지면서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이 총재는 지난달 IMF 세계경제전망(WEO)에서도 언급됐듯이, 이번 회복기는 과거에 본 적 없는 공급병목이 나타나면서 생산활동이 제약되고 인플레이션이 확대된 점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금번 회복기의 경우 과거와 달리 수요측 요인뿐만 아니라 공급요인도 크게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선진국의 빠른 백신보급과 전례 없는 정책지원으로 재화를 중심으로 수요가 강하게 회복되는 데 반해 일부의 생산·물류차질이 글로벌 공급과정(supply chain)을 통해 확산됨에 따라 공급부족 현상이 초래됐다"며 "이러한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물가상승 압력도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러한 글로벌 공급병목의 영향과 함께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수요측 물가압력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예측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중앙은행의 어려움도 한 층 커졌다고 봤다. 이 총재는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펴야 하는 중앙은행으로서 공통적으로 직면한 어려움은 '알 수 없는 불확실성 (unknowable uncertainty)'의 영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공급병목이 전 세계적으로 큰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는데, 이 현상이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겠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복잡성으로 인해 언제쯤 해소될지 알기 어렵다"며 "또한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과연 일시적일지, 좀 더 지속될지 내다보기도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또한 "팬데믹으로 인해 디지털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글로벌가치사슬(GVC) 재편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활동뿐 아니라 소비패턴, 노동시장 등 경제활동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이러한 점에서 내년은 우리 경제가 새로운 균형으로 이행해 가는 중요한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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