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KB국민은행이 미국 뉴욕에 자본시장 데스크를 구축한다. 현지 데스크를 통해 24시간 트레이딩 체계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자금조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2018년 영국 런던에 첫 데스크를 꾸린 데 이어 글로벌 자본시장 중심지로 거점을 늘리면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뉴욕 자본시장 데스크 구축'을 위한 자문업체 선정 공고를 내고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뉴욕지점을 기반으로 가능한 자본시장 업무 범위와 현지 규제에서 운용하기 적합한 자본시장상품 등 데스크 구축에 필요한 사항을 검토하기 위해서다.
[CI=KB국민은행] |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미국 자본시장은 금융규제 맞는 엄격한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 체계 수립이 필수적이라 법 체제에 맞는 비즈니스 범위와 방향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데스크는 외환, 채권, 파생상품 등을 트레이딩하면서 차익을 내고 리스크를 관리한다. 24시간 움직이는 자본시장에 맞춰 현지 시간대의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이를 통해 수익 기회를 찾는 것이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자본시장 솔루션을 제시하는 역할도 맡는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영국 런던에 첫 자본시장 데스크를 꾸렸다. 런던에 이어 싱가포르에도 데스크 신설을 준비 중이다. 싱가포르와 뉴욕 데스크가 더해지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3각 편대를 구축하게 된다. 각 거점을 활용해 자금 조달과 효율적 배분을 지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뉴욕에 데스크가 생기면 자본시장 중심지에 거점을 마련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울-런던-뉴욕으로 이어지는 24시간 트레이딩 체계를 고도화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은행의 위험투자를 제한하는 '볼커룰'이 완화된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파생상품 거래 시 증거금을 쌓도록 한 규정을 없애는 등 은행의 보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본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는 비이자수익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부문에서 후발주자인 KB국민은행은 해외 시장별 특성에 맞춰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선 중소기업(SME) 및 소매금융을 강화하고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선 기업투자금융(CIB), 자본시장 영업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선진국 시장에서도 국내기업 대상 대출 영업에 치중하기 보다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외환·파생상품 등 새 먹거리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뉴욕과 런던, 홍콩 등 세 곳에 투자은행(IB) 데스크를 운영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변동성이 커졌지만 오히려 새로운 수요 창출이나 포트폴리오 개선에 기회가 커진 측면도 있다"이라며 "처음부터 선진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가 될 수는 없지만 국내 은행들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