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소가윤 인턴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두 번째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8일 시험장에는 응원전 대신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수험생 대부분은 부모의 조용한 격려를 받으며 시험장으로 입장했다.
이날 오전 6시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 마련된 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제7시험장 앞은 한산한 모습이었다.어둑어둑한 교문 주변으로 교통 통제를 위해 새벽부터 나온 학교 관계자와 경찰 등 10여명 남짓이 전부였다. 교문에는 '본 시험장 수험생들은 입장 시 수험표를 제시해주세요'라는 안내표시와 출입 제한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서울=뉴스핌] 소가윤 인턴기자=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현장 2021.11.18 heyjin6700@newspim.com |
오전 6시32분쯤 첫 수험생이 등장했다. 부모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등장한 송우림(18·중앙고) 군은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송군의 아버지는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아들의 뒷모습에 손을 흔들며 "우림아 파이팅"이라고 격려했다.
오전 6시46분쯤 시험장에 도착한 이현규(18·경복고) 군은 "차가 막힐 것 같아서 일찍 나왔는데 막히지 않아서 일찍 도착했다"며 "친구를 기다렸다가 같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7시가 되어가자 점점 밝아지기 시작했고 학생들도 속속 학교에 도착했다. 코로나19 확산 전 보이던 응원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수험생들을 위한 간식이나 차, 플래카드, 피켓도 없었다. 현장엔 응원가 대신 시험용 시계를 준비해가라는 상인의 목소리만 울려 퍼졌다.
오전 7시50분쯤 반수생을 응원하러 온 친구들도 있었다. 올해 만으로 24살이라는 이들은 "늦은 나이에 또 시험 보는 건데 잘 봤으면 좋겠다"는 응원의 말을 친구에게 건넸다.
수험생들은 대부분 부모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등장했다. 수능 한파가 없는 탓에 옷차림은 가벼웠다. 대부분 운동복 바지에 후드티 차림이었고 슬리퍼, 운동화 등 편한 신발을 착용한 수험생이 대부분이었다.
부모들은 교문 앞까지 자식들을 배웅하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일부 도시락이나 텀블러 등을 잊고 입장한 수험생 부모들은 교문 앞에서 애타게 자녀들의 이름을 불렀다.
반수생 아들을 둔 홍모(50) 씨는 "연년생 자녀들이 올해 모두 수능을 봐서 너무 떨린다"며 "문과에서 이과로 전향한 거라 많이 힘들어했는데 잘 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수능 응원전을 구경 왔다는 동네 주민 김수영(74) 씨는 "해마다 수능이면 용산고 앞에서 떠들썩하게 응원전이 펼쳐진다"며 "주변 5~6개 학교에서 후배들이 와서 교가도 부르고 응원가도 부르는데 올해는 그런 게 없어서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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