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른바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핵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기소를 하루 앞두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오는 22일 김 씨와 남 변호사를 기소할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들인 (왼쪽부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이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1.11.03 hwang@newspim.com |
앞서 검찰은 지난 11일 법원으로부터 김 씨와 남 변호사에 대한 구속기한을 한 차례 연장받았다. 이에 따라 당초 12일까지였던 두 사람의 구속 기한은 22일까지로 확대됐다.
검찰은 구속 기한에 맞춰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할 전망이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두 사람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구속기소)의 배임 혐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김 씨 등이 유 전 본부장과 공모해 화천대유 측에 막대한 수익이 돌아가도록 설계하는 방식으로 공사에 651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수사팀이 최근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원 뇌물' 등 정·관계 로비 수사에 집중하고 있어 김 씨 등이 재판에 넘겨질 경우 배임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검찰은 17일 곽 전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 및 하나은행 본점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대장동 의혹 정·관계 로비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곽 전 의원은 김 씨의 부탁으로 화천대유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하나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한 후 그 대가로 아들 병채 씨의 화천대유 취업 및 퇴직금 명목 5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씨와 남 변호사, 하나은행 관계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곽 전 의원이 컨소시엄 무산 위기를 막아줬다는 취지로 확보한 진술을 토대로 강제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 등 구속 이후 로비 수사에 초점을 두고 곽 전 의원 소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1.01 leehs@newspim.com |
이에 이번 김 씨 등 공소장에 곽 전 의원에게 건네진 50억원 뇌물 혐의가 포함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해당 범죄사실은 김 씨의 1차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포함됐지만 2차에선 일단 빠졌다.
곽 전 의원 자택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과 소환조사 준비 등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할 경우 22일까지 혐의를 다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이 대장동 의혹 관련 로비 의혹 규명에 의지를 분명히 보인 만큼 김 씨 등에 대한 기소가 이뤄진 이후에도 곽 전 의원을 비롯해 '50억 클럽' 등 정·관계 로비 수사에 동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배임 의혹 수사는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김 씨가 건강상 이유를 호소하면서 소환조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김 씨는 이달 4일 구속 이후 19일까지 약 2주 동안 단 5차례만 검찰 소환에 응했다.
최근에는 대장동 '윗선' 길목에 있는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기도 했다. 검찰은 유한기 전 본부장이 2014년 8월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당시 특혜 제공 대가로 2억원을 수수한 의혹을 수사하려고 했지만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법원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2015년 2월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한 인물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배임 혐의 정점은 개발 사업 당시 성남시장 이던 이 후보가 아닌 유동규 전 본부장이다. 유동규 전 본부장이 이달 1일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된 이후 아직까지 큰 진척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특별한 증거가 새로 발견되지 않는 한 배임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밟게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장동 수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기고 '쪼개기 회식'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수사팀은 김 씨 등이 구속된 4일 서울 한 고깃집에서 8명씩 방 2곳에 나눠 앉는 일명 '쪼개기' 방식으로 회식을 했고 이후 검사 및 수사관 총 7명이 무더기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수사에 차질을 빚었다. 19일에도 확진자가 더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사실상 대장동 의혹 '윗선' 수사의 성패를 가를 김 씨 기소와 관련해 검찰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수사가 지지부진하다고 평가될 경우 정치권에서는 다시 한번 특검 도입 목소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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