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화물연대의 파업이 임박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차량 출고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완성차 공장에서 차량을 실어나르는 탁송 화물차 등 육상 물류가 마비되면 소비자에 대한 차량 인도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23일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에 따르면 본부는 전일 현대차 전국 주요 거점에 "오늘부터 수요일(25일)까지 3일간 배정분 출고를 서두르지 않으면 운송 재개후에 집중되는 물량으로 인해 11월 마감에 큰 차질이 생기게 된다"고 안내했다. 이어 "지금부터 고객과 적극적인 소통 실시해 조기 출고에 매진해달라"며 화물연대 파업 전까지 출고를 당부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오는 25일 자정부터 27일까지 총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화물연대본부는 총파업 과정에서 연대 방안을 제시하는가 하면, 이달 27일에는 정부·여당 규탄 결의대회를 연다.
화물연대 측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전차종·전품목 확대 ▲생존권 쟁취를 위한 운임인상 ▲산재보험 전면적용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쟁취 등 6가지 요구사항을 정부에 제시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해 차량 탁송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차량 탁송이 이뤄지고 있는데 일부 현대글로비스 물류 차량이 이번 총파업에 동원된다.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한국지엠(GM), 르노삼성 등은 외부 업체에 완성차 탁송을 맡기고 있다.
현대차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
현대글로비스 한 관계자는 "아직 화물연대 총파업이 발생 전이어서 예의주시하는 단계"라며 "총파업 하더라도 현대글로비스의 완성차 탁송이 완전히 멈추거나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의 화물연대 가입 현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올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겪어온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 탁송 차질 가능성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 영향을 가장 심하게 받은 9월의 경우, 현대차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4.6% 감소한 4만3857대에 그쳤고, 기아도 30.1% 빠진 3만5801대에 머물렀다. 올들어 최저 수준이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내수 판매 감소에 4분기부터 생산 극대화에 나섰다. 그나마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내년 6월까지 연장된 덕에 차량 출고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디젤차 등 화물차에 쓰이는 요소수의 품귀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화물차 운전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긴 마찬가지다.
완성차 업체 한 관계자는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자체 물류 가동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라며 "가뜩이나 항공, 해운 화물 운임비가 치솟는 상황에서 육상 물류까지 차질이 생기면 완성차 출고 대란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한국지엠 관계자는 "부평 공장 등 공장 가동 감소에 따라 완성차 탁송 물동량이 낮은 상황"이라면서 "쉐보레 탁송 차량의 일부만 화물연대에 가입된 것으로 확인돼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출고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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